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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심해의 취미생활 Jun 19. 2019

일본의 꼰대와 요즘 것들

일본 경제학자의 요즘 것들 분석: 「고양이형 인간의 시대」, 오타 하지메

# 한 일본 경제학자의 고찰


한국과 일본은 많은 점을 공유한다.

문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한국은 요즘 “꼰대”가 주요 이슈다.

남에게 YES를 강요하는 게 꼰대의 본질이라고 본다면, 일본도 “꼰대”가 화두인가 보다.


사실 일본은 카미카제로 대표되는 조직 목숨을 바치는 조직원을 양성한 나라다.

그런 유구한 전통이 있다보니, 조직 문화도 꽤 강압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 일본 조직들이 삐그덕다고 한다.


「고양이형 인간의 시대」의 저자 오타 하지메.

그는 일본 조직의 문제와 해결책을 개/고양이에 비교하여 설명한다.「고양이형 인간의 시대」

, 오타 하지메

# 개를 키워낸 일본 사회


개는 말을 잘 듣는다.

키워주는 사람 눈치는 기가 막히게 잘 봐서, 나보다 약한지/강한지 밥을 주는지/안주는지를 금방 알아챈다.

그 후에 꼬리를 흔들지, 아니면 “개처럼 짖을지” 결정한다.

행동 기준을 다른 존재에게 맞추는 것, 그것이 개의 특징이다.


저자는 일본을 “개”를 키워내는 사회로 규정한다.

학교는 “모범생”을 키워냈고, 직장은 “모범사원”을 키워낸다.

“모범”의 기준은 사회의 규칙과 규범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이다.


사고치지 않고/튀지 않고/말 잘 듣고/딴 생각하지 않고/온순하고...

좋은 개의 기준이다.


선진국을 추격해야 했던 일본, 선진국의 성장 경로를 빠르게 따라야 했다.

비판적/창의적 사고보다는, 주어진 경로/목표를 군말 없이 잘 따라가는 개형 인재가 필요했다.


# 변해가는 사회


그런데, 일본은 선진국이 됐다.

스스로 목표를 만들어내야 한다.

구성원의 성격도 변화했다.

소위 요즘 것들, 80-90세대는 그 전 세대와 다르다.


한 통계를 보자.

’17년 일본 생산성 본부조사.

(1) 잔업은 있지만 능력·경력 향상이 가능한 직장

(2) 잔업은 없고 취미·여가가 가능한 직장

젊은애들 중 74%가 (2)번을 선택했다고 한다.


조직에 목숨 걸지 않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일을 못 견뎌하고, 남들과 최대한 엮이지 않으려 하고, 돈·직장·명예보다 본인 시간이 우선인 세대.

일본 "요즘 것들"의 특징이라고 한다.


이 친구들도 한국의 요즘 것들처럼, 조직의 골칫거리인가 보다.


일 적극적으로 안하기, 지 않고 냅다 이직하기, 조직에 몰입하지 않기, 100%의 열정을 발휘하지 않기 등.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인데?

근데 얘네들은 왜 이럴까?


# 고양이에게 개처럼 행동하라고?


고양이는 정을 잘 안 준다.

주인이 와도 빤히 쳐다만 본다.

앵기지도 않고, 애교도 없다.

남에게 관심도 잘 없다.

본인의 욕망이 우선이다.

일본의 요즘 것들은, 기본적으로 고양이와 비슷하다.


그러나 조직은 이들에게 개가 되길 강요한다.

무조건 YES하고, 회식·행사에 기꺼이 참여하고, 조직에 열과 성을 바치라는 것.

물론 왜 그래야 하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이게 가장 큰 문제다.


고양이에게 개처럼 행동하라고 한다.

먹이 안주고 발길질하면, 당장은 말을 듣게 할 수 있다.

근데 본성에 반하니, 열심히 안한다.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본성의 문제다.

고양이는 본인이 납득해야 움직인다.

그런데 직장이 요구하는 "개 역할"의 이유를, 도저히 못찾겠다는 거다.

그러니 마음이 안 생긴다.


회사는 월급은 월급대로 주고 잘 써먹지 못해서 손해다.

요즘 것들 기껏 노력해서 왔는데, 성장 없이 월급날만 기다리는 것 같아 손해다.


# 고양이들의 사회를 만들자


과거 일본 군국주의자가 한 말이다.

“좌에서 우로 전향시키는 건 자신있다.

그런데 개인주의자를 다루는 건 자신이 없다.”

고양이 성격의 개인주의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들 맞출 수 밖에 없다.

어떻게?


첫째, 비전을 보여줘라.

열심히 일할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

시즈오카시의 에자키 신문판매점 사례다.

108년 회인데, 이직이 많아 고민이라고 한다.

대책으로 내세운건 창업 지원.

3년이상 일하고 퇴직 시, 창업 지원금으로 최대 3,000만원 가량을 준다.

노동자들은 “본인사업”이라는 비전과 목표를 품고

더 열심히 일한다고 한다.

이직률 낮아졌다.

일을 잘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니, 회사-노동자 서로 윈윈이다.


둘째, 좀 떨어져 있어라.

주인-개와 같은 밀착관계는 애당초 불가능하다.

지나치게 친밀해지려고 하면,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다.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야 한다.

회식을 강제하지 말고, 사생활을 존중하고, 휴일날 불러내지 말라고 한다.


요즘 “요즘 것들"에 관한 수많은 책이 나온다.

일본도 그런가 보다.

우리나라와 비교하 읽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심심하면 꼭 읽어보시길.


# 요즘 것들에 대한 고찰


조직에 불만을 가진 요즘 것들이 넘쳐난다.

“조직”에 들어가려고 몇십년을 노력했는데, 막상 들어가니 도저히 못있겠다는 거다.

요즘 괜찮은 회사에 입사하는 젊은애들은

나름 “노오력의 화신”이다.

그런데 조직에만 가면 무기력해진다.

선배들은 이야기한다.

“요즘애들 똑똑하긴 한데, 열정이..”


90년대생인 나. 딱 요즘 것이다.

또래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대부분 하는 말이 있다.

바쁠 수 있어, 월급 쫌 적어도 괜찮아.

근데 잘나간다는 임원을 봐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그리고 회식은 자주 안했으면 좋겠어.


나는 조직론 쪽으로는 배움도 없고, 관록의 회사경험을 가지지도 못했다.

다만 회사를 다니는 동년배들이 목마른 부분은, 일을 통 성취감/자부심이라고 생각다.


돈 벌려고 일하는 거 아냐?

맞다.

근데 일에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성취감과 자부심을 심어준다면, 요즘 것들은 신나 일할 거다.


의미부여라는 걸 해줄 능력이 있는 리더라면, 이들을 훨씬 스마트하게 활용할 수 있을 거다.

업무효율도 높아질 거고, 본인을 따르는 지원군도 많아질 것이다.

부하가 힘내서 일하면, 그건 리더의 성과로 나타난다.

어차피 굴릴거면 이들이 재밌게 일하게 해주고, 팀 성과는 올라가는 Win-Win관계가 좋지 않나.


요즘 것들은 “노오력”대상을 발견하기 위해

회사 때려치거나/냅다 외국에 가는 등, 발악을 하고 있다.

그런 사람에게 노력의 대상을 찾아주고, 의미를 부여해주다니.

그들의 인생에서 당신은 구원자.


생각해보면 리더도 피곤해보인다.

젊은 애들 성격까지 파악해서 맞춰야돼?

그들도 그 자리까지 가려고 애 많이 썼을 텐데..

하여간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재밌고 당당하고 보람차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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