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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심해의 취미생활 Jun 23. 2019

조선인을 죽여라

법학자의 혐오 표현 분석 : 「말이 칼이 될 때」, 홍성수

# 조선인을 죽여라


1923년 9월, 일본 관동 지방에 일어난 대지진.

사망자/행불자가 40만 명에 달한 비극.

비극은 하나 더 있었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 풀었다”같은 소문이 퍼졌고,

수천 명의 조선인이 살해당했다.

(2천/3천/6천명 등 다양한 추정치가 있다)


우리 말에 분노한다.

인종/성적 취향/성별 등으로 사람을 구분짓고

차별/적의를 드러내는 말.


사실 말로 사람의 인격을 죽이는 행위는,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 혐오 표현


유네스코는

차별·적의·폭력을 선동하

민족적·인종적·종교적 증오를 담은 말을

혐오 표현(Hate Speech)이라고 규정한다.


“더럽고 미개한 조선인을 죽여라”

민족에 대한 증오를 나타내며, 폭력을 선동하명백한 혐오 표현이다.


요즘도 자주 볼 수 있다.

지잡대라 그래 / 여자라 그래

장애인이라 그래 / 못배워서 그래

게이라서 그래 / 지방출신이라 그래


숙명여대 학과 교수인 홍상수.

「말이 칼이 될 때」라는 책을 통해, 혐오 표현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혐오 표현의 교과서’라고 봐도 될 정도로,

다양한 내용을 포괄한다.

모든 내용을 담기 귀찮고 능력도 없으니,

(1) 혐오 표현의 폐해

(2) 혐오 표현의 규제

두 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 혐오 표현의 폐해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게 정상은 아니잖아?

애 낳았으면 집에서 밥이나 하든가.


성적 취향/성별로 사람을 구분짓고

차별/적의를 드러내는, 명백한 혐오 표현이다.


우리는 사람을 집단으로 구분 짓고, 차별해버리는 말들을 일상적으로 듣는다.

근데 어차피 말 뿐인데 이게 문젠가?


저자는 혐오표현의 폐해를 크게 세 가지로 본다.

(1) 특정 개인·집단의 정신적 고통 유발

(2) 사회 구성원들 간 공존의 조건 파괴

(3)  자체가 차별적이고, 현실의 차별·폭력 유발


“동성애는 정신병이다”라는 말을 보자.


(1) 동성애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유발한다.

당연하다. 이런 말을 듣는 것 자체가 고통일 거다.


(2) 동성애자들은 이 말을 하는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살 수 없다.

본인도 모르게 위축되고 숨게 된다.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을 같이 살아갈 구성원이라고 보지 않는다.

존재 자체의 당당함은 공존의 조건인데, 존재 자체가 부끄러움인 동성애자는 사회에서 어울릴 수 없다.


(3) 표현 자체가 차별적임은 물론, 주위에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스스럼없이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유·뮤형의 폭력 쉽게 발생한다.


막심 마르친케비치.

러시아의 호모포비아다.

동성애자들무차별적으로 패고, 스스럼없이 유튜브에 올린다.

동성애 차별이 디폴트인 사회라, 이런 깡패새끼들이 활개친다.

이딴 걸 동영상으로 올리고 있다


그런데 혐오 표현을 규제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 혐오 표현 규제와 표현의 자유


혐오 표현도 어쨌든 표현이다.

혐오 표현에 대한 규제는 필연적으로 표현의 자유 원칙과 충돌한다.


저자는 모든 혐오 표현을 규제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기혼 여성의 노동생산성은 미혼 남성 보다 낮다'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말이다.

그렇지만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를 해야 벌을 받는가?

사람마다 입장이 다를 거다.

'규제의 범위'에 대한 합의 자체가 어렵다.


특히 ‘표현에 대한 규제’가 부메랑이 되어, 상대방을 탄압하는 도구로 쓰이는 위험도 있다.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해야 한다'

누군가가 혐오 표현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말을 하는 사람을 벌한다면?


다만, “조선인을 죽여라”와 같은 증오 범죄를 선동하규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폭력을 조장하는 말이니, 일리가 있다.


그 외에 표현들은, 대항 표현으로 맞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미디어를 통해 혐오 표현이 나쁘다는  알리거나, 공공기관부터 혐오 표현을 규제하는 것, 소수자 그룹 지원 등.


책에는 더 깊고 방대한 내용이 설명되어 있다.

혐오 표현을 알아보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정도로 정리가 된 책은 없지 않나 싶다.


# 차별이라는 본능


차별은 인간의 본능이다.

생물학자들은 호모 사피엔스 우리와 다른 '그들'을 싫어하도록 프로그래밍 됐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호모 사피엔스는 규칙을 만들었다.

죽이고 싶다고 죽이면 감옥간다.

훔치고 싶다고 훔치면 감옥간다.

문명과 의식이 발달하면서, '우리 이 정도는 하지말자'라는 규칙을 세웠다.


우리 사회도 발전해나갈 거다.

‘말’이 가지는 폭력성 깨닫게 되면, ‘쓰레기같은 말’에 대한 규칙도 세울 거다.


# 냉소적이지 말자


피떡갈비, 통구이.

인터넷상에서 이런 말을 보면, 인간 존재에 학을 떼게 된다.

아무리 싫어도 무슨 저런 말을 하나?


가끔은 댓망진창으로 싸우기도 했는데, 결국에는 나만 손해다.

내 기분만 잡치는 걸.


게다가 내가 뭐 정치인이 되어서 사회를 바꾸고 싶은 욕망이 큰 것도 아니다.

직장이 있고 이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는 게 목표 어느순간 관심을 잘 안 주게 됐다.


근데 관심 꺼버리는게 맞는건가?

근데 관심 안꺼버리면 내가 뭘 할 수 있나?

혐오 포현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 하겠만..


어쨌든 나부터 쓰레기 같은 말, 혐오 표현을 안하도록 노력해야겠다.


게으르고 입만 살아있는 나와는 달리, 쓰레기 같은 말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부딪히 사람들 있으니 세상은 바뀔 거다.

냉소적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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