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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심해의 취미생활 Feb 22. 2020

GDP, GDP하는데, 그게 뭔데요?

심심해서 정리해보는 한국의 GDP

GDP 또는 GDP 성장률

신문이나 방송에서 많이들 언급합니다. GDP 성장률이 떨어지면 큰일이 난 것인양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도대체 뭘 의미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찾기 좀 어렵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의 GDP에 관해 간략하게 다뤄보려고 합니다.

GDP의 의미, 한국 GDP의 변화 추세를 써봤고, 다른 나라와 비교도 좀 해봤습니다. 심심해서요..


1. 그놈의 경제, 경제


몇십년 전만 해도, 주요 사회이슈는 '독재, 민주주의' 뭐 이런거였다. 총 들고 쿠데타고, 체육관서 대통령 았던 시절이. 국가가 통금 시간을 정하고, 머리 길이 규제하고.. 잘 상상 안가고, 구역질 난다. 발 규제?


그래도 사회 진보해서, 대통령, 국회의원  정치인 시민이 직접 뽑게 됐다. 정치적 민주 달성한 거다. 세계적으로 식민 지배를 경험한 국가 중,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룬 경우손에 꼽는다.


시대가 바뀌니, 사회적 이슈도 변했다. 옛날에는 사회주의, 자유주의 같은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였다. 그때만 해도, 사회주의적 유토피아를 진심으로 믿는 사람이 있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의 잘나가는 지식인들도 그랬다.


요즘 사회주의니 뭐니, 그런 소리하면 하품 나온다. 그게 가능하겠나? 말이 안 는걸 다 안다. 올드하다.


우리 시대의 가장 큰 화두는 바로 '경제' 아닐까? 보수-진보를 나누는 핵심 축은, '반공'으로 대표되는 '정치적 이념' 보다는 '경제 철학'이. 가령, 국가가 시장에 개입을 해야할지-말아야할지 같은 경쟁하는 '경제 철학'이 대립한다.


그리고 GDP 성장률 '경제 성적표' 역할을 담당한다. 성장률이 떨어질 것 같으면 당은 긴장한다. 야당은 이때다 싶어서 집중 포화를 쏟는다. 언론도 난리다. 비판도 하고, 변호도 하고..

 

기사 제목 몇개를 뽑아봤다. 다 GDP 성장률에 대한 이야기다.


<중앙일보, '19년 10월>
"전문가 경고, '성장률 1%대 쇼크, 이러다 국민 아노미 온다"

<디지털타임스, '19년 7월>
"일 경제보복 맞대응 땐 한국 GDP 3.1% 감소" (까보니 아니던데..)

<중앙일보, '20년 1월>
"경제 부진 외부 탓 하기엔…벌어지는 한국ㆍ세계성장률 격차"


아이 성적표 결과만 보고 '잘했다-못했다' 판단하는 부모보다는 성적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어디가 부족한지 살피는 부모가 더 스마트하다.


GDP도 그렇다. 잘 모르면, 언론이나 남이 하는 말만 듣고 피상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학원 광고만 보고 자신의 아이를 판단하는 것과 비슷하다. GDP 대강이라도 알고 있어야한다. 우리는 '경제의 시대'를 살고 있다. 간단히 정리해봤다.






2. 경제 성적표, GDP 성장률


# GDP 성장률의 의미


GDP는 우리로 '국내 총생산'이라고 한다. Gross Domestic Product의 약자다.


GDP : 일정기간 동안 한 나라 안에서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 주체가 생산 활동에 참여하여 창출한 부가가치 또는 최총생산물의 시장가치의 합


GDP는 가의 소비, 정부의 지출, 기업의 투자, 그리고 수출의 합이다.


가령 수출이 어렵거나, 투자가 줄거나 하면 GDP 감소한다. 반대의 경우라면 GDP증가.


GDP 성장률은 옛날보다 GDP가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지를 의미한다. 대부분 분기별, 그리고 연도별로 발표한다.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 우리 경제의 성장 속도


국민계정 - 한국은행


 그림은 한국의 GDP 성장률보여준다. 크게 세 기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람 중학생 때까지 엄청 빨리, 많이 큰다. 갓 태어난 아는 몇십cm다. 근데 얘가 1m 이상 쑥 큰다. 중-고등학 시절에도 큰다. 다만 옛날보다 크는 속도가 좀 느려진다. 이게 성인이 되면  느려진다. 그 상태로 70~80년 산다. 경제도 비슷하다.


60년대부터 80년대 후반까지, GDP 성장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전쟁이 끝나고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었으니, 고속도로부터 시작해서 지을 것도 많았고, 자동차•철강처럼 새롭게 키 산업도 많았다. 유년기 아이처럼 '고속성장'했다. 성장률이 10% 이상이었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도 잘 컸다. 그래도 옛날보다는 느려졌다. 10%는 안됐, 5%보다는 높았다. 97년에는 IMF 외환위기라는 사춘기도 겪었다.


2000년대에,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인 나라가 됐다. 어른이 됐다. 어른이 되면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 실제로 2008년부터는 성장률이 5% 이하로 떨어졌다.


2019년 성장률은 2.0%였다. 68년에 15%다. 그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낮다. 누군가는 옛날보다 성장률이 낮아졌으니, 경제가 폭망한거 아니냐고 한다. 근데 원래 경제라는게 그렇다. '선진국'이 되면, 성장률은 낮아진다.


경제성장 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솔로우(Solow)라는 학자가 있다. '솔로우 모형'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이론의 주 내용 중 하나는 바로 '못살때는 성장률이 높지만, 잘 살게될수록 점점 성장률이 낮아진다'는 거다. 사람이 크는 거랑 비슷하다. 어릴 때는 빨리 크지만, 나이들면 그게 느려진다.


 사실인지, 선진국의 성장률을 살펴보자.


국민 계정 - 한국은행 / GDP Growth Rate - IMF


한국, 미국, 독일, 일본, 스웨덴의 성장률이다. 한국은 눈에 잘 보이도록 빨간색으로 진하게 표시했다.


2019년 미국의 성장률은 2.4%다. 한국보다 높다. 한국은 2.0%다. 그런데 유럽 일등국가로 불리는 독일을 비롯해 일본, 스웨덴 모두 1%도 안 된다. 독일 0.5%, 일본 0.9%, 스웨덴 0.9%다. 우리나라보다 성장 속도가 더 낮다. 저 나라 입장에서 보면, 2% 성장이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거다. 다만, 우리 경제가 19년도에 성장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잠재성장률이 실제성장률보다 낮았다는 것.


어쨌든 잘 보면,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의 성장률이 생각보다 낮다. 이건 그냥 자연적인 현상이. 물론 요즘 미-중 무역분쟁, 보호무역주의 확대, 글로벌 불평등 가 선진국 경제의 성장률 저하에 한몫했다는 의견이 많다. 다들 요즘 어렵다.


요약하자면, 우리 경제 옛날에 빨리-많이 컸다. 그렇지만 이제 어느정도 완숙기에 접어들었고, 크는 속도 느려졌다.


겉보기에는 비슷한 180cm라도, 근육-지방 함유량 사람마다 다 다르다. 경제도 그렇다. 비슷한 경제 규모라도, 그 구성요소가 나라마다 다르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의 구성요소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 우리 경제의 구성요소



국민 계정 - 한국은행


앞서 GDP는 가계 소비, 정부 지출, 투자, 그리고 수출과 수입으로 구성는 점을 언급했다.


7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추세를 보자. 가계 소비의 비중은 계속 줄었다. 수출은 계속 늘었다가 요근래 줄어드는 추세다.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수출이 옛날처럼 증가하걸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국 같은 후발국의 추격도 위협적이다.


투자는 90년대에 40% 가까이 찍긴했는데, 대부분 30%대유지하고 있다. 신문을 보면 A 정권에서는 투자가 확 늘고, B정권에서는 투자가 확 주는 것처럼 묘사할 때가 있는데, 실제 통계를 보면 투자는 30%대로 일정하다.


정부가 쓰는 돈은 10%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증가하는 추세다. 즘 특히 증가하고 있다.


GDP 구성요소를 보면, 주위에서 흔히 말하는 우리 경제의 이슈가 대강 보인다.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라, 글로벌 경제 환경이라는 '외부 요인'에 따라 경제 성과의 변동이 크다. 미국이 감기에 걸리면 우리는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요즘 수출이 어렵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 미-중 무역분쟁, 보호무역주의로 수출 환경이 어려워졌다. 중국도 빡세게 따라 붙어서 경쟁이 치열하고, 세계적으로 저성장인지라 '상품 수요'도 줄었다. 그래서 어렵다.


언론에서 종종 이번 정권들어 정부 지출이 급격 늘었다고 말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정부 지출의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정권의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말이다. '복지 국가'는 두가 외치는 시대화두다. 거 할려면 정부가 돈을 써야된다.


투자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장기적인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공장을 짓거나, 기술 개발 투자로 잡힌다. 경제학자들은 이 '설비투자' 혹은 '지식재산생산물투자'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게 다 아니다.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건설투자'도 투자에 포함된다.

  

# 투자를 더 유심히 살펴보자


설비투자,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과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신산업에 진출하고, 신기술을 개발해야 미래에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건설 투자도 경제 성장 초기에 중요하다. 고속도로를 놓고, 공항도 짓고, 댐을 놓고, 주택도 건설해야 한다. 그런데 충분하게 지어놨는데 또  짓는다면? 그때부터 좀 문제가 생긴다. 인천에는 인천공항 하나면 충분하다.


2016년 「최근 건설투자 수준의 적정성 평가」라는 이름으로 발간된, 한국은행의 보고서다.


<보고서 주요 내용>

우리나라의 건설자본스톡은 주요 선진국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GDP대비 건설투자의 규모가 여전히 큰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주택수급 면에서는 주요 수요층의 인구증가가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주택공급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초과공급 현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SOC 투자는 스톡수준이 성숙단계에 진입한 데다 일부 경제성이 낮은 토목사업이 추진되면서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건설투자는 양적 확대보다 생산성 및 효율성 제고, 건설시장 고용구조 개선 등 질적 향상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6년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초이노믹스'라는 경제정책을 펼칠 시기였다. 기업소득환류세제를 통 (설비투자 + 지식재산생산물투자)를 끌어올리고, LTV·DTI 완화를 통 (건설투자)를 활성화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게 주 내용이다.


국민 계정 - 한국은행


위 그림을 보면 13년부터 새 정권이 들어서기 전인 17년까지 건설투자가 GDP 성장을 견인했다는걸 알 수 있다.


2016년 GDP 성장률은 2.9%p였는데, 절반에 가까운 1.4%p가 건설투자에서 나왔다. 하지만 앞의 보고서가 말하듯, 당시 '건설 부문의 양적 확대 바람직하지 않'는 의견이 많았다.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은 단기적으로 부동산 경기의 활성화를 통경제 성장을 가져오기만, 장기적으로 부동산 거품, 보다 효율적인 산업으로의 투자 저해 등 부작용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 정권 초기에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 하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강하게 보냈기 때문에,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는 낮아졌다.

18~19년 뚝 떨어진게 보일거다.


하지만 (설비투자 + 지식재산생산물투자)의 성장 기여도도 함께 감소했다. 그런데 기업가들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경제 환경의 '상수'로  자리잡았, '4차 산업혁명'으로 명명되는 산업 재편 워낙 빠르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지라, (설비투자 +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쉽게 늘 것 같지는 않다.


수출-투자에서의 어려움이 단기간 내에 끝날것 같지 않다는 말들이 다. 경제 성장에서 가계 소비와 정부 지출의 역할이 더 커져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3. 가계 소비와 정부 지출


국민 계정 - 한국 은행 / GDP Components - OECD


미국, 독일, 스웨덴, 일본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GDP에서 가계 소비와 정부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을 면 정부 지출 비중이 가장 낮다. 스웨덴을 제외하면 가계 소비 비중이 가장 낮다. 참고로 스웨덴 가계 소비가 낮은 이유는, 정부의 사회보장 시스템이 잘 구축기 때문이다. 가령 대학교를 예들면, 미국은 민간이, 스웨덴은 정부가 운영한다. 미국은 가계 소비로, 스웨덴은 정부 지출로 잡힌다. 스웨덴 국민은 미국 국민들보다 학비를 덜 쓴다.


어쨌든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OECD 주요 국가에 비해 가계 소비와 정부 지출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뒤집어보면, 이 부분을 더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 복지 국가를 위한 정부 지출 확대, 더 높은 삶의 질을 위한 가계 소비 증가. 이게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수출-투자가 쉽게 활성화될 것 같지 않은 현실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요즘 정부가 지출을 확대하고, 시민들의 소비 여력 확대를 말하는 이유다.


이 글을 정리해보자면,


우리나라 GDP는 고속 성장했지만 덩치가 커지면서 그 속도는 점점 느려졌다. 옛날에는 경제 성장에 수출이  기여를 했지만, 보호무역주의, 글로벌 저성장으로 수출의 역할이 옛날같지 않다. 또, 경제 상황도 불확실하니 투자도 어렵다. 성장 속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성장 속도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정부 지출과, 가계 소비를 끌어올리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내가 꿈에서 지어낸 건 아니고, IMF/OECD 같은 경제 기구에서 하는 말이다.


다만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혁신 산업 육성, 주력 산업 고도화를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다. 빚을 내지 않는 한 가계 소비-정부 지출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설사 빚을 내더라도, 제한이 있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우리 경제에 대한 수많은 진단과 예측을 내린다. 오늘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거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거라 가끔 틀릴 때도 있고, 또 대충이라도 알아야 그네들이 뭔말을 하는지 알기 쉽다. GDP를 대강이라도 알고 있다면, 너무 틀린 헛소리를 잡아낼 수 있고 통찰력 있는 전문가의 분석을 이해할 수 있다.

  

[참고자료]

국민 계정 - 한국은행('20)

GDP Growth Rate - IMF('20)

GDP Components - OECD('20)

최근 건설투자 수준의 적정성 평가 - 한국은행('16)

The Solow Growth Model - Princeton University Press(Daron Acemoglu, '09)

https://news.joins.com/article/23679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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