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의 조선업 분석 -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양승훈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객관적으로 볼 때, 2010년대에 조선산업에는 호재가 없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경기가 상승하고 '중국 경제의 부상→ 해운 물동량 증가 → 선박 건조량의 증가'로 이어지는 호재가 있었다.
2010년대 중반 ... 제조업의 선두주자인 조선산업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2016~2017년에 걸쳐 단행된 대규모 구조조정에서 직영 생산직 정규직 근로자들은 고용을 지켜낼 수 있었지만 사내하청업체들은 줄도산하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해야 했고, 결과적으로 이는 동남권에서 3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의 실직으로 이어졌다. 그 피해는 오롯히 하청 노동자들이 떠안게 되었다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남성과 여성의 일이 칼같이 분리되고, 노동자 공동체가 조직되고, 회사가 직원들을 결속력 있게 엮어내는 일련의 과정은 어쩌면 산업도시 거제의 중공업 가족이 나름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하나의 정체성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주말에는 '서울 사람'으로 지내면서 학원에 다니거나 스터디 모임에 참여하는 청년, 또는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과 소개팅 등을 통해 끊임없이 결혼을 타진하면서도 거제에서의 '외벌이'는 기피하는 사무직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이제는 배움과 성장의 양식이 달라졌다. 산업 보국을 위해 뛰었던 작업장 엔지니어들의 방식이 '현장 중심' 기풍과 이른바 '쟁이 근성'에 기초하고 있었다면, 지금의 우수한 랩실 엔지니어들은 오픈소스판에서 뛰노는 해커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배워 일을 해내려고 한다. 분산화된 방식으로 자기 구역을 온라인상에서 코등하듯 해결하려 하고, 실시간 온라인 피드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