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정치학교수가 말하는 민주주의 -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상호 관용이란 정치 경쟁자가 헌법을 존중하는 한 그들이 존재하고, 권력을 놓고 서로 경쟁을 벌이며, 사회를 통치할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개념이다.
물론 경쟁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거나, 그 주장을 혐오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을 정당한 존재로 인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 그들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나라를 걱정하고 헌법을 존중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상호 관용의 규범이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이한다.
민주주의 생존에 중요한 두 번째 규범은 우리가 '제도적 자제'라 부르는 개념이다. '자제'란 "지속적인 자기통제, 절제와 인내", 혹은 "법적 권리를 신중하게 행사하는 태도"를 뜻한다. 또한 법을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입법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자세를 말한다.
자제 규범이 강한 힘을 발휘하는 나라에서 정치인들은 제도적 특권을 최대한 활용하려 들지 않는다. 비록 그게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 있는 것이라고 해도 기존 체제를 위태롭게 만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신호는 민주주의 규범을 준수하려는 의지의 박약이다. 선거 절차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2016년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례 없는 주장을 내놓았을 때 트럼프는 이미 독재자로서의 첫 번째 기준을 추종했다.
두 번째 항목은 상대의 정당성에 대한 부정이다. 전제적인 정치인은 경쟁자를 범죄자, 파괴분자, 매국노, 혹은 국가 안보 및 국민의 삶에 위협적인 존재라고 비난한다. 그는 힐러리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구속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했다.
세 번째 기준은 폭력에 대한 조장과 용인이다. 노스캐롤라이나 페이엇빌 집회에서는 시위대를 기습 공격하고 살해 협박까지 했던 자신의 지지자들을 위해 소송비용을 대주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마지막 항목은 경쟁자와 비판자의 시민권을 억압하려는 시도다. 그는 대선이 끝나고 힐러리 클린턴을 수사하기 위해 특별 검사팀을 꾸리고 있으며, 힐러리는 곧 교도소에 수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