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돌아온 지 꽤 되었지만,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내가 묵은 숙소 옆에 있던 곳이었는데, 최대한 멀리 걷고 싶지 않았다.
작년에 치앙마이 다시 올 때는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하고 오리라.
다짐했건만, 1년 동안 오토바이 근처에 가지도 않았다.
시간이 왜 이리 빠른 건지 나 참.
무슨 역세권도 아니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찾는 과정에서
도보 10분이 넘어가면 포기하게 되었다.
치앙마이를 자주 오는 사람을 만나다 보면 두 가지 부류로 나누는데.
하나는 낮에 알차게 부지런하게 다니는 사람.
또 다른 하나는 저녁을 부지런하게 다니는 사람.
나는 전자였다.
치앙마이는 낮이 더 재밌었다.
그럴만하다.
왜냐하면, 치앙마이의 대부분 카페는 아침 일찍 오픈하는데,
또 일찍 문 닫았다.
(한 오후 4-5시에 문을 닫는 경우가 대부분)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곳은 대부분 프랜차이즈.
저녁 먹고 카페나 갈까? 가 안 된다.
저녁 먹고 집이나 그냥 술 마시러 가야 하는 곳. 치앙마이.
브런치 카페에 들어서니, 파스텔톤의 분위기가 나를 반겨주었다.
이곳은 'Klay Cafe'라는 브런치 카페!
메뉴판은 안타깝게도 기억이 안 난다.
가장 양이 많은 것으로(?) 주문을 하고 기다렸기 때문.
(종류가 많은 것으로 주세요.)
30분이 흐르고 40분이 흘렀다.
그 사이, 사이드로 시킨 아보카도 1/2조각만이 나왔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고민하는데, 나보다 20분이나 늦게 식당에 온 커플이 음식을 받았다.
“제가 주문한 토스트 세트는 언제 나오나요?”
라고 물어보았다.
그제야, 주문이 안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아보카도 1/2만 주문했는데... 앉아있어도 돼요...?'
10분이 흐르고 나온 토스트 세트.
(사실 이름이 기억이 잘 안 난다.)
다시 말하지만 그냥 종류가 많아 보이길래 시킨 것일 뿐.
맛은 생각보다 조화로웠다.
패션후르츠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토스트랑
같이 먹으니 생각보다 조화로웠다.
맛은 깔끔하고 건강한 맛이었다.
아니 우선 날씨가 너무 좋아서, 무얼 먹어도 맛있을 것 같았다.
예상에도 없던 1시간 30분(?)의 브런치를 먹고, 세븐일레븐으로 향했다.
저녁엔 선데이마켓으로 향했다.
사실 왜 갔냐면… 그냥 뭔가 치앙마이에서 선데이마켓을 안 갔다?
뭔가 필수 코스를 안 간 느낌.
사실 물건을 구경하러 갔다기 보단 사람 구경하러 재미에 가기도 한다.
작년엔 외국인이라곤 서양사람들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정말 연휴 맞이해서 많은 사람이 온 것일까.
한국사람들이 정말, 정말, 많았다.
내가 한국 지방 소도시의 유명한 시장에 온 것 같았다.
'함부로 한국말로 욕하면 안 되겠다.'
블루누들에 가서 소고기 쌀국수도 먹고, 땡모반도 먹고. 팟타이도 먹었다.
팟타이를 대량으로 볶아놓았던 식당에서 사 먹었는데, 웬만하면 바로 볶아주는 곳을 추천한다.
감흥 없다고 해놓고선, 누구보다 잘 즐겼다.
'내가 그렇지 뭐. 흥.'
친구가 이거는 꼭 먹어보라며 추천해 준 <레이 트러플맛> 그리고 <불가리아 허니 요구르트>
요구르트는 그냥 그랬다. 요구르트에 꿀이 들어간 맛.
개인적으로 요구르트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보통.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럴지도.
레이 트러플 맛은 뭐 내가
처음엔 내가 아는 맛이네.라고 생각하며 먹었다.
감흥이 없었다.
‘역시 아는 맛이 무서운 법.’
매일 사 먹은 것 같았다.
내가 좀 뒷북을 잘 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