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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 Jul 20. 2021

[오늘 먹은 것은] #3, 일요일 비빔밥 그리고 막걸리

일요일 오후, 더운 여름 맵게 비빈 비빔밥과 시원한 막걸리

요일이었다.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점심을 무얼 먹을까

침대에서 눈을 감고 고민을 했다.

(사실 토요일부터 고민하기는 했다.)


일요일 점심을 좀 제대로 먹어야.....오후에 군것질도 안할 것이고

군것질을 안하면, 저녁에 좀 덜 피곤하고 내일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에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눈을 감고 생각하다가

냉장고에 엊그제 친구와 한 잔 하다가 남긴 막걸리가 생각이 났다.

평소 막걸리는 잘 즐기지도 않는데, 그 날은 장마에 비가 조금 내리던 밤이었다.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다가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마침 일요일 점심에 딱일 것 같았다.

그렇다면 막걸리는 뭐랑 잘어울릴까...?

파전? 파전은 식사가 아닌데..?

그렇다면... 수육? 수육은 배달을 시켜먹기에는 좀 부담이 되지....?


돈도 아낄겸, 냉장고엔 뭐가 있나 뒤지는데,

엊그제 누나가 사온 반찬들이 보였다. 그렇다.

오늘 점심은 비빔밥이다. 비빔밥에 막걸리 한 두 잔정도면 딱일 것 같았다.


뭐 비빔밥의 재료는 뭐가 필요하겠냐마는.

그냥 밥 많이 넣고, 여러 나물 넣고 비비면 끝이다.

아 그런데 개인적으로 고춧가루 양념을 한 나물은 많이 넣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콩나물이랑 고추무침이랑 뭐 취나물 애호박나물 넣다보니

밥이 모자라서 밥을 또 넣고... 고추장 양념을 의도치않게, 많이 넣어서..

밥을 또 넣다보니 어느새. 이게 양이 어느정도인지 감이 안왔더랬다.

뭐 사실 넣으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지은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계란후라이를 하기가 귀찮아서, 그냥 비빈 채로 먹기로 했다.


적당히 비빈 밥에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입안 가득...

오독오독, 아삭아삭 씹히는 나물의 식감과

약간 식은 밥의 식감이 조화를 이루는 비빔밥을 먹는다.


한 입 먹고 서로 감탄하는 순간이 올 때

막걸리 한 잔을 가득 따라 마신다.


한 잔 마시고 나면 아주 깔끔하다.

입안도 개운하고, 술기운도 살짝 올라올 것 같기도 하고


밥을 먹다가 입이 심심하면 막걸리를 마시다보니

어느새 막걸리고, 가득 비볐던 그릇도 동이 났다.


일요일 오후

남았던 반찬, 막걸리 그리고

지난 주의 생각을 정리하기 딱 좋은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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