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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 Aug 02. 2021

[오늘먹은것은] #6, 복숭아요거트

복숭아에 요거트를 넣은 여름 한정 디저트! 근데 그 냉동을 곁들인

얼마 전이었다.

누나가 부엌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길래

날도 더운데 부지런하다고 생각했다.

간식거리를 만드는 건가?


어제저녁, 누나가 살짝 물렁한 복숭아와 요거트를 사 왔다. 늘 사 오는 거라 딱히 특별한 이벤트가 일어날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무얼 하냐고 물으니, 얼마 전 트위터를 보다가, 사람들이 복숭아 요거트라는 디저트를 해 먹더랬다.

게다가 본인이 좋아하는 유튜버가 유튜브에서 복숭아 요거트를 만드는 과정도 봤더랬다.


만드는 방법은 단순하다.

복숭아 상단 꼭지 쪽을 살짝 자르고, 씨를 칼로 조심스레 빼내고 그 안을 요거트를 채우고

냉동실에 최소 30분 이상 얼리면 된다고 한다.


이 방법을 들었을 때,

세상에는 정말 숨겨진 무림 고수가 많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는 것이지?

나중에 알아보니 '그릭 모모'라고 유명하다고 한다.


누나는 그릭요거트가 없어서 그냥

생크림 맛 요플레를 사 왔는데, 그래서 그런지 묽은 식감 때문에 살짝 얼기는커녕, 그냥 차갑고 물렁하기만 하다. 우리 냉장고가 오래돼서 그런가?

한 1시간 30분 정도 얼렸을까?

성격이 급한 누나와 나는 그냥 먹기로 했다.

결국 비주얼이 좋지는 않았다. 살짝 얼어야,

그럴듯한 비주얼이 나올 것 같았는데..


누나 것 1개, 내 것 1개 총 두 개를 얼렸고,

첫 복숭아를 잘랐을 때, 아니나 다를까 요거트가 흘러내렸다. 맛을 천천히 음미할 틈도 없이 허겁지겁 먹었다.


물렁한 복숭아와 요거트의 상큼함과 부드러움이, 시원하게 다가오는 맛. 아 물론 맛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먹으니 더 맛있는 느낌.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그냥 요거트 + 복숭아를 먹어도 맛있긴 한데, 이걸 차갑게 얼려서 먹으니…식감도 좋았다.


두 번째 복숭아는 나름 비주얼도 괜찮았는데, 사진을 찍다 보니 금방 녹아버려 조금 흘러내린다.

이번에는 메이플 시럽이 있어서 조금 뿌려서 먹었는데, 차가운 요거트, 복숭아 때문인지 메이플 시럽의 향이 느껴지지는 않았고 그냥 달기만 했었다.


사실 복숭아에 들어가는 요플레 양은 그리 많지 않다. 복숭아 2개에 요거트 한 통이니.. 뭐 만드는 게 나름 귀찮기는 하지만, 그래도 종종 해 먹지는 않을까?


그나저나 복숭아의 철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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