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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 Jan 30. 2020

[뉴욕 여행] #4, 14시간의 시차

나를 위한 여행 안내서 (부제 : 여행 그림 기록기)

#시차

시차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2016년 첫 유럽 여행 당시, 4시간 이상의 시차를 경험해보지 않는 나는 일정을 무리하게 짰다.

무슨 제주도도 아니고, 도착하자마자 런던 ‘빅벤 타워’를 보러 가고

그 다음날 세상에 ‘브라이튼’ 까지 가는 다소 무리한 일정을 짰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25살이였던 나에겐 시차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브라이튼으로 떠나는 당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아침 8시까지 눈만 뜨고 있었다. 그때는 긴장감이라고 생각했다. 괜히 긴장이 되서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는 내가 기특해서 너무 긴장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게 시차때문이라고 느낀건 ‘세븐시스터즈’ 언덕에서 내려오면서였다. 살면서 그렇게 잠이 쏟아지긴 또 처음이었다. 사람이 잠이 그렇게 쏟아지면 아무런 의욕이 안생긴다. 찻집에서 기절하고, 기차에서 기절하고 어떻게 숙소까지 찾아갔는지 기억이 안난다. 뭐 다행이 그 날은 일정이 오후 8시에 끝났기 망정이지.

아무튼 그 이후 ‘나를 위한 여행 가이드’에서는 6시간 이상의 시차가 나는 국가를 여행할 경우. 이틀은 일정을 넉넉히 푹 쉬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뉴욕은 달랐다.


첫 날 친구가 맥주 먹고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놀란 나는 그를 엎고 숙소 침대에 던지고 나서 기절했다.

그래서 2일차때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맥북도 안들어있는데 괜히 무거운 가방과 땀이 차는 신발과 목 주변이 진득해지며 순간 정신이 아차! 할 정도로 놓아버렸다. 그것도 2일차 일정의 절반을 두고, 뉴욕 시간 오후 4시 한국은 새벽 5시였다. 3번가 나이키 매장에서 중국인들 사이에서 스타벅스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먹었다. 하지만 그 당들은 나에게 수면제와 같았다. 누가 그랬다. 갈 때 포도당 캔디를 챙겨가라고. 개뿔 듣질 않는다. 그냥 다 때려치고 그 조그마한 숙소에 가서 쉬고 싶었다. 나만 그런 줄 알았지만 모두가 그러더라 친구 두 녀석도 나와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나이키 매장 구석에서 서로에 기대어 잠에 빠져들었다.

14시간의 시차는 절대 우습게 볼 시차가 아님을 꿈에서 깨달았다.


[나를 위한 여행 가이드]   

웬만하면 뉴욕 여행을 1,2일차 일정을 정말 여유롭게 짠다. 아니면 일찍 들어가거나.

뉴욕은 아침부터 바쁘니, 아침에 바짝 다녀도 될 듯 하다.

해가 떠 있을 때, 인생 샷이 나온다고 너무 낮에 다니지 말자 (뉴요에서)

내 체력을 다시는 믿지 말자. 줄어들지 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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