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 특별한 인연을 만났다.
때는 치앙마이에 오고 2주가 지날 무렵
한국어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만화 그리고 그림을 그리기에 하루의 대부분을 숙소에만 있었다.
하루종일 일하고 저녁에는 혼자 수영장에서 놀거나 혹은
근처 Bar에 가서 라이브 밴드의 음악을 들며 맥주를 마시다가...
그냥 한국어가 그리웠다. 한국어로 대화하고... 하는 그런 것들.
게다가 치앙마이에 있는 한국사람들은 도대체 무얼 하고 놀까?
궁금했다.
그래서 치앙마이에 거주하는 한국인들과 장기 여행 중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 가입을 했다. 아마 대부분 한 달 살기를 하러 가는 사람들은
모두 아는 단톡방
혼자 징자이 마켓 구경갔다가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하는데
단톡방에 저녁식사 번개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다.
낯선 사람을 갑자기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기에 고민이 되었다.
가보고는 싶은데 오래 있을 마음은 없었기에...
그런데 메뉴가 삼겹살이란다.
고민할 게 뭐 있나. 한국음식 + 한국인인데 가야지.
그렇게 나를 포함하여 3명이 모였다.
생각보다 적게 모였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다행이라고 안심했다.)
우리는 치앙마이에서 삼겹살과 소주를 먹으며(?) 서로의 치앙마이의 삶을 이야기했다.
대부분 뭐 비슷하다.
치앙마이 특성상 낮에는 무지하게 덥다보니... 대부분 밤에 몰아서 노는 듯 했다.
새벽 늦게까지 술을 마시거나, 혼자 밤을 새다가 오후 4~5시까지 자는 그런 패턴.
정말 완벽하지 않은가.
오후 4시부터 술을 마신 우리는 저녁 8시까지 마셔댔다.
오랜만에 마신 소주가 이렇게 달줄이야.
가게가 곧 닫을 시간이라는 소리에 우리는 곧바로 만남을 이어가기로 했다.
살짝 취기가 오른 우리는 각자의 숙소를 들렸다가, 다시 올드타운에서 만나기로 했다.
올드타운에 자주가는 재즈바가 있다고 한다.
거기서 만나기로 하고 우리는 각자 숙소로 돌아갔다.
나도 숙소에 가서 샤워를 하고, 걸어서 올드타운 재즈바까지 향했다.
걸어서 20분
땀이 나기 시작했다.
샤워를 왜 했지? 취해서 그랬나보다.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재즈바로 향했다.
그런데, 놀기로 한 사람 중 한 명이 연락이 안 되는 것이다.
연락처? 없다. 그냥 기다릴 수 밖에
결국 그 친구는 연락이 안 되었다.
(다음 날 알아보니 술에 취해서 숙소 도착하자마자 뻗었다고)
결국 나와 남은 한 명. 이제부터 '주'라고 부르겠다.
주가 자신이 자주 가는 라이브 밴드 펍이 있는게, 같이 가겠냐고 묻는다.
거절할 게 뭐 있어. 날도 선선하고, 기분도 좋은데!
택시를 잡고 15분 거리를 달렸다. 창문을 열고 달리고 싶었지만,
무더운 치앙마이의 날씨는 에어컨 바람이 더 청량하다.
"어서와! 친구들!"
주가 입장하자 가게 한 가운데 놓여있는 침대(?)에서 사장님이 우릴 반겨주신다.
인상적인 만남이다.
주는 자연스레 자신이 자주 앉은 테이블로 안내했고,
난 그곳에서 태국식 위스키인 '쌩솜'을 알게 되었다.
쌩솜과 콜라를 섞어 마신다. 얼음 가득히.
이 술자리 괜찮을까요?
안 괜찮았다. 우린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셨다.
원래 태국은 술집이 무조건 12시까지 영업이다.
그런데 집에서 마시거나 그 외에 술을 마시는 건 괜찮은 듯 하다.
그래서 사장님은 우리를 가게 깊숙히 있는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이렇게 갑자기 친해질 수 있나요?
되도않는 영어를 써가면서 우리는 소통했다.
사실 지금도 무슨 이야기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냥 아마 뭐 ... 그런 거겠지.
새벽 2시까지 마시고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사장님이 나를 붙잡았다.
"내일 모레 내 생일파티인데 올래?"
"...예?"
"가도 되나요?"
"그럼! 물론이지"
갑자기 생일파티를 초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