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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 Mar 02. 2023

[내향인의여행] 마드리드 여행 1편. 추로스는 못 참지

무사히 안전하게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1박 2일 여행. 이것도 여행이지?

드디어 마드리드!


아테네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5시간을 날아서.

우선 경유지인 바르셀로나에 내렸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한국만 하더라도, 국내선의 경우 내리면 타는 곳과 내리는 곳의 게이트가 따로 관리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는 내리는 곳과 타는 곳이 같다! 그러니까, 비행기에서 내려서 나오면 타는 사람이 우리가 다 내리는 것을 기다리는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처음에는 당황했다. 


나 경유하는 사람인데, 잘 내리는 거 맞나? (맞음)

새로 출국하는 것이 아니므로, 내려서 공항에서 대기를 하면 된다.

아 물론! 공항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게 되면 보안검사는 당연히 한다.



아무튼, 약 7년 만에 다시 온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공항

이렇게 오게 될 줄이야… 그래도 한 번 와봤다고, 바르셀로나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괜히 반가웠다. 



약 두 시간을 경유.


공항 탑승장에는 타파스바가 여러 군데 있는데, 비행기 타기 전에

하몽과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타파스바. 술과 안주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절대로 지나칠 수 없는 곳이었다. 

스페인 맥주는 지나칠 수 없지.

의외로 공항치고 가격이 나쁘지 않았는데, 맥주 한 잔에 3유로 정도.

하몽은 물론 비쌌지만, 세트 메뉴로 주문하게 되면 할인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시간이 여유로웠다면 천천히 즐겼을 텐데… 그럴 여유가 없었다.


탑승 30분 전, 마드리드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해당 게이트로 향했다.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는데… 마드리드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마 늦은 시간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마드리드로 갑시다.

밤 9시였으니까…


이제 한 시간 후면 마드리드에 도착한다.




호스텔의 낭만


무사히! 아테네에서 잠깐 떨어진 나의 캐리어(짐)는 무사히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했다.

나도 물론 안전하게 도착! 도착하니 생각보다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그리 멀지 않아서, 약 3-40분 정도 소요가 된다고 한다.

누구보다 빠르게 짐을 찾고, 후다닥 나와서 공항버스를 탔다. 

공항버스 타는 곳이 헷갈려서 물어보았는데… 바로 앞이라서 어?!


내가 내린 곳은 터미널 4였는데, 터미널 3,2,1 순으로 지나가는 공항버스였다.

공항버스를 타고 이제 시벨레스 광장으로 향한다.


유럽에서 짐이 많으면 신경을 쓸 곳이 많아지는데, 특히 소매치기!

바르셀로나는 소매치기가 너무 많다 보니, 사람들 만날 때마다 소매치기 조심하자!라는 말을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듣는다. 

안 그래도 오기 전에, 마드리드 소매치기 관련 영상들을 유튜브로 보기는 했다만…


“가방에 뭐 묻었어!라고 접근해서, 닦아주는 척하면서 가져가거나.”

 마치 제 것인 것처럼, 태연하게 뒤에서 몰래 가져가거나.


 뭐… 요즘에는 흔한 수법 중 하나인, 서명해 줘!라고 해서 종이를 핸드폰 위에 두고서, 

핸드폰을 몰래 가져가는 그런… (흔하지만 당하는 사람은 당하는...)


이게 늘 일상인 스페인. 그래서 나는 아예 짐을 안 가지고 다닌다. 

(예전에는 현금 결제가 많다 보니, 현금뭉치를 들고 다니느라… 더 신경을 쓸 것이 많았다. 어떻게 여행했지?)

아무튼, 그런 탓에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또 긴장모드

도착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다시 가방에 자물쇠를 답니다.


나 같은 경우는 길거리 그러니까 짐이 많을 때, 뒤에 누가 따라붙은 것이 아닌지 확인하는데.

휙! 휙! 하고 쳐다본다. 다행히도 마드리드는 길거리 폭이 넓어서 

누가 따라붙는 게 더 이상할 정도(한 마디로 소매치기는 티가 난다.)

아니 이게 은행이라니요? 스페인 중앙은행입니다.

시벨레스 광장에 도착하니, 정말 화려하고 또 화려한 (+화려함, +화려함) 스페인 중앙은행을 봅니다.

(은행인 것은 이제 알았다는 사실. 무슨 박물관인 줄 알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기가 그 유명한 <종이의 집> 촬영장이었다고 몰라서. 그냥 지나쳤다.'


캐리어를 끌고, 호스텔로 향했다.

내가 묵는 호스텔의 후기들이 대부분 좋았는데… ‘갓성비’라고 했다.

체크인을 하고, 들어간 순간. 마주친 건 중동의 남자 둘이었다.

밤 11시가 다 되는 마당에, 외출 준비를 하는 그들. 혹시 나이가?

(추측해 보는 건데, 나보다 한 5-6살 적었을지도 모른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이 시간에 클럽에 간다는 소리륻 들었다.

그렇다는 뜻은 체력이 넘친다는 뜻이겠지. 힘든 30대 아저씨는 어서 가서 자야 합니다.

이제 짐을 정리하려는데,



“책”


“책”


“치고 차치치 칙칙칙”



네. 그들이 향수 샤워를 시작합니다.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그… 만해! 그… 만! 



그렇게 진동하는 향수 냄새 속에서, 잠을 청해야 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내가 호스텔에 묵게 되었는데, 내가 잠을 자는 침대는 무려 2층 침대였다.

(살면서 게스트하우스는 많이 묵어봤지만, 2층은 처음)


엄청나게 불편했다. 

일단 짐을 둘 곳도 없고… 침대 밑에 사물함을 주기는 했지만, 열고 닫을 때마다 마주쳤던

1층 침대 거주민. 


극내향인에게는 시련이자 고난이었다. 

차라리 내가 1층이면, 얼굴조차 내비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어? 이상하다. 2016년에 내가 호스텔에 묵었을 때는 잘 지냈는데?

네. 어색하고 불편해서 당장이라도 근처 호텔을 검색했습니다.


돈이 없었던 학생 때는 [이것도 어디야…]라고 했는데

지금은 [이곳이 어디야…?]라고 바뀌었다. 


물론 처음 예약할 때는, ‘와! 오랜만에 재밌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날 난 술을 먹은 것이 분명하다.)


걱정되었던 부분이 두 가지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일단 편하지 않은 곳에서 자면 더 피곤할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코를 고니까, 민폐 끼칠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나보다 1층 신사분께서 굴삭기로 땅을 파시더라고요.

(순간, 아! 내 코골이가 묻히겠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오랜만에 경험하는 호스텔. 음. 역시는 역시다.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가지고 있어도 낯선 누군가와 함께 자는 건 이제 힘들다.


결론:돈을 더 벌자!




새벽 댓바람 추로스 그리고 핫초코.


나는 결국 잠을 설치고 말았다.


아래층 신사분께서 굴삭기로 지구 내핵까지 파시는 통에, 잠을 설쳤다.

(어쩌면… 혹시 내 코골이 소리였을까?)

추로스를 먹으러 떠나는 길. 추웠다.

어차피 오늘은 세고비아-톨레도 투어가 있어서 일찍 나가야 했다.

오전 8시 미팅이어서,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났다. 

선잠을 잔 통에 체감상 한 4시간 잔 듯.


솔 광장. 아직 해가 뜨지도 않았다.


그리고 웃긴 사실.

나는 내일 마드리드를 떠난다. (아테네 파업…)

그 말인즉슨, 오늘 할 것은 다 해야 하는 소리.

다행히 마드리드는 할 것이 없다는(?) 후기가 있어서. 꽤 짧은 시간에

알차게 보낼 수 있다고… 

그래서! 새벽에도 영업을 하는 ‘추로스’를 먹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마드리드 솔광장 근처에 있는, 오래된 ‘추로스’ 가게 

산 히네스 입구.

[산 히네스]


무려 1894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역사가 깊은 ‘추로스’ 집이었다.

(24시간 영업을 한다고 하니… 정말 말 못 할 감동이 밀려온다.)


원래 아침을 안 먹는 편인데, 새벽에 추러스라니… 여행이니까 가능한 일.

아침 7시가 다 되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동양인들은 죄다 한국인들. (역시 부지런하다.)


보기만 해도 달달함이 초과할 것 같은, 핫 초콜릿 그리고 포라스.

핫초코와 포라스(Porras)

포라스는 추로스의 두꺼운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왜 추로스는 안 먹었냐면, 그냥.

이렇게 포라스를 콕!

추로스는 내가 아는 맛이니까, 포라스가 더 궁금했다.

(뭔가 내가 아는 중국의 요우타오 느낌. 

중국도 튀긴 빵을 콩국물에 찍어먹던데)

(여기는 핫 초콜릿에 찍어 먹는다는 게 다르다.)


두꺼운 포라스를 진한 초콜릿에 찍어서 먹으면 되는데, 그 맛은

이렇게 먹어도 되나? 할 정도로 달았다. 

진할 대로 진한 초콜릿! 갑자기 들어온 당에, 머리가 반짝하고 깨어버렸다.

아찔한 단 맛에, 머리까지 아찔. 공복에 당이 들어오면 혈당이 확 뛴다던데.

(그 느낌이 무슨 느낌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것을 아침으로 먹는다니, 새삼 놀라웠다.


게다가 파로스나 추러스를 다 먹고 나면 핫 초콜릿을 먹으면 되는데…

내 근처에서 식사(?) 하시는 현지인 분들이 추러스를 다 먹고 나면 핫 초콜릿 원 샷을 하더라.

대단해 보였다.

추로스를 먹고 나오니, 해가 뜨는 중. 

그래도 맛있으니깐 뭐.

그럼 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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