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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 Feb 09. 2020

[뉴욕 여행] #6, 가끔은 익숙한 맛

나를 위한 여행 가이드

#쉑쉑버거

뉴욕에 왔다면 먹어야할 음식 중 하나인 '햄버거'. 뭐 알다시피 햄버거는 독일사람들이 미국으로 건너와 전파하면서 유명해진 음식. 그런데 난 햄버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음 뭔가 간식 느낌. 밀가루만으로도 간식 느낌인데, 고기, 야채, 빵을 한꺼번에 먹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간식이다. 샌드위치도 물론.

그래도 뉴욕에 왔으니 햄버거는 먹어야하지 않을까 했다. 뉴욕에는 수많은 수제버거는 물론이요. 우리나라 김밥천국처럼 널리고 널린게 햄버거다. 맛도 훌륭한 편. 그러다보니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서 선택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그냥 우리가 익숙하게 먹어볼 만한 곳! 바로 쉑쉑버거를 선택한 이유

#익숙함

가끔은 낯선 여행지에 와서 생각나는 음식이 뭐 김치, 밥인 한국인. 나는 여기까지 와서 라면이나 순댓국 같은 음식이 무지하게 떠오른다. 그러다보니 낯선 음식에 대해 도전을 잘 못하게 되는데, 그래도 내가 아는 맛 안전성을 보장받는 음식을 선호하게 된다. 2016년 쉑쉑버거가 강남에 처음 오픈했을 때, 1시간 웨이팅을 견뎌내고 먹어보았다. 뉴욕의 버거 맛. 워낙에 서부는 인앤아웃, 동부는 쉑쉑이라고 해서 맛이 궁금하기도 했다. 물론 맛은 있었다. 그런데 햄버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그냥그냥. 그런 내가 뉴욕에 와서 새로운 햄버거를 도전한다고?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하는 소재다. 아무튼 그래서 안정성을 보장받는 쉑쉑버거에서 먹기로 했다.


#쉑쉑버거 본점

이왕 뉴욕에서 먹을 거면 본점에서 먹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찾은 메디슨 스퀘어 공원, 공원의 사이즈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고층빌딩에 둘러쌓인 공원이다. 쉑쉑버거의 본점답게 공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실내가 아닌 실외에 테이블이 꾸려져 있고, 오로지 회색 컨테이너 박스에서 햄버거를 굽고 있었다.

#호명제

진동벨이 워낙에 잘되어있는 우리나라. 쉑쉑버거에서도 진동벨을 받고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며, 내 벨이 울리기만을 기다렸었다. 그런데 뉴욕은 호명제였다. 그러다보니 주문할 때, 내 이름을 말해야 하는데, 내 이름이 워낙에 외국인이 발음하기 어려운 'ㅕ'자 발음 게다가 'ㅇ' 받침인지라 내 눈을 바라보다가 입을 다물어버린다. 그냥 오케이 하고 넘어가버리는 사태가 발생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내 이름을 듣고는 한참을 눈만 깜빡거리다 왓? 이라고 되물어본다. 에휴 그래서 그냥 내 이름 스펠링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는 음식 찾으러 오라고 할때, 이름 정말 딱 한 번만 불러준다. 픽업 카운터에서 대기하고 있지 않으면 내 음식이 나온지 안나온지 모를듯하다.


#익숙한 그 맛!

음. 사실 나도 배가 고프지 않고, 햄버거에 대해 선호도가 높지 않아서, 햄버거를 두개만 시키기로 했다. 물론 시그니처로 밀크쉐이크와 감자튀김까지. 뉴욕에서만 판매하는 초콜릿 음료가 있지만, 덥고 너무 달 것 같아서 안 먹기로 한다. 친구들은 맛이 좋다고 한 입, 두 입 금방 베어나간다. 그 모습에 괜히 감자튀김만 밀크쉐이크에 찍어먹다가 한 입만 달라고 한다. 음~ 예상가능한 맛이다. 강남점에서 여러번 먹은 탓에 쉑쉑버거의 익숙한 맛이 내 기억속에서 다시 뛰쳐나왔다. 역시 맥도날드를 해외에서 찾아가는 이유가 여기에서 나온다.

뭐 다시 생각나고 궁금하다면 강남점으로 다시 가면 될 듯 하다.

#공원의 저녁식사

우리나라는 공원에서 식사를 한다는 그런 문화가 그리 발달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반찬 가짓수도 많고, 뜨겁고 차가운 음식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그런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면 접근성이 너무 낮다던가. 근데 뭐 햄버거랑 콜라만 가지고 식사를 하는 뉴요커들에겐 공원이 어쩌면 식사의 장소이자 개인 휴식의 장소인 것 같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하늘의 색과 어두워지면서 조금씩 켜지는 공원의 미니 전구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그것도 공원을 나가면 바로 직장이고 집인 거리에서 말이다. 뉴요커라면 가끔은 이 곳에 찾아와서 나의 오후를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잠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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