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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Dec 23. 2022

미련 없이

자작시


나 아직 해말간 나무였던 시절


할아버님께서는 시를 읽어 주시곤 했네


책머리 발치에서 다리를 휘적거리다가


돋보기안경 쓴 할아버님께 여쭈었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왜 때문에

무엇하여 이렇게 시를 읽으십니까


그러자 할아버님께서는 말씀하셨네


가지지 못할 것을 품은 사람도 있단다

이루지 못할 꿈을 안고 사는 이에게는

모든 세상이 속죄처럼 느껴지지


할아버님은 당신께 읊조리시던 것이었네


미련이 웅덩이진 마음은 차갑고 아릿하고


닿지 못할 것을 원하던 시절이 있었음에도


그는 이제 미련을 버리기로 하였네


그래야 진정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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