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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Dec 17. 2022

취하는 사람

자작시


술은 무척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여러 개가 있지만

단연 가장 큰 이유는 맛입니다.

쓰레기를 우려낸 물 같습니다.

술의 텁텁하고 쓰디쓴 맛이 달아질 때

그때가 어른이라면

나는 평생 어른이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만 술에 취하는 건 좋아합니다.

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사람의 나약한 본성 밑바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흐릿한 의식이

다른 것도 아닌 고작 술 한 병에

병도 아닌 잔 몇 개에 드러나는 것이

창피하고도 당연하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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