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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Apr 14. 2022

주인 잃은 자리처럼

자작시


차가운 건물에서

이유 모를 모욕을 당하고 걷는 길

세상은 시끄럽고 사람은 고요하고

거리를 가득 채운 자동차 불빛은

침잠하게 가라앉은 눈빛과 같네


길거리 구석에서

그동안 개처럼 일했다 울부짖어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옷을 입고 자리에 앉아

노래를 부르고 천조각을 흔드네


그대여 당신이여

당신은 그대가 어디 있는지 아는가

어디로 갈 수 있는지를 알고 있는가

얼마나 더 위로, 아래로 갈 수 있는지

그대의 자리를 돌아본 적이 있는가


나는 나의 자리가 어디인지도

좀처럼 알지 못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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