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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Apr 08. 2024

하루 기록_615

2024.04.06(토)


아침 8시에 일어나 비장하게 씻고, 상쾌한 몸으로 외출했다. 상당히 이른 시간이었기에 중랑천 벚꽃 산책로에 사람은 많지 않았는데, 금요일에 방문한 사람이 많았는지 곳곳에 쓰레기가 가득했다. 벚꽃이 만개한 아름다운 거리가 지저분했다. 길바닥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서 버릴 정도의 도덕심은 없을지라도, 자기로 인해 나온 쓰레기를 처리하는 책임감 정도는 있어야 올바른 사람이 아닌가? 쓰레기를 이렇게 길거리에 아무렇게 버리고 떠나는 무책임한 어른이 있나 싶어 마음이 불편했다. 우리나라도 시민 의식이 조금만 더 발전한다면 충분히 살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 텐데.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래도 벚꽃이 활짝 핀 거리는 예뻤고, 산책 나온 강아지들은 귀여웠다. 이곳저곳 걸으며 사진을 찍다가 지쳐 대충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물을 마시고 쉬다가 간단한 군것질거리를 먹고, 정우영 시인의 시집 <순한 먼지들의 책방>을 조금 읽었다. 그러다가 사전 투표를 하러 주민센터에 갔는데, 순간 '사전투표도 주소마다 장소가 정해져 있나?' 싶어서 결국 투표를 하지 않고 나와 근처 분식집에서 치즈 떡볶이를 먹었다. 배부른 몸으로 집에 돌아가 쉬고 있으니 어머니로부터 사전투표는 모두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다는 연락이 왔고,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사전투표를 하고선 약속 장소로 향했다. 한 친구는 갑작스럽게 몸이 안 좋아져서 만나지 못했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간단하게 술을 마시며 그동안의 회포를 풀었다. 소주 세 잔에 금세 정신이 알딸딸해졌다. 이른 저녁에 헤어졌고 집에 와서는 내내 침대에 누워 있었다. 침대를 좋아하긴 하지만 오래 누워 있으면 머리가 아프고 우울해진다. 나도 이제는 침대 애착 인간이 아니게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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