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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Apr 15. 2024

하루 기록_623

2024.04.14(일)


어제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났기에, 오늘은 침대에서 일찍 일어나자고 생각했다. 어제보다는 이른 시간에 몸을 일으켰다. 유튜브를 보다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면 금세 점심이 되어 있었고, 배가 고픈 나는 아침부터 라면을 끓여 먹는 불건강한 짓을 저질렀다. 몸에 안 좋은 음식들은 어찌 이렇게나 맛있고 자극적이고 중독성 있을까. 몸에 안 좋은 음식만 골라 먹는다는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속으로 '매일 건강식으로 먹어도 담배 피우는 사람들보다는 건강하겠지'라고 생각하며 합리화를 시도한다. 아직은 잘 먹히는 중이다.


김민정 작가의 산문집 <읽을, 거리>를 완독했다. 열심히 책을 읽는 중이지만 아무리 많이 읽어도 일주일에 두어 권이 최대치다. 아예 이번 달 안에 다 읽고 독후감까지 쓸 책을 정해두는 게 좋을까? 좋다. 2024년 4월이 끝나기 전에 큐큐퀴어단편선 네 번째 단편소설집 <팔꿈치를 주세요>, 택시기사 명업식 작가의  <길 위에서 쓰는 편지> 1권(이북)과 2권(종이책), 신이인 시인의 시의적절 시리즈 3월 산문집 <이듬해 봄>, 이기주 작가의 에세이 <보편의 단어>(이북), 이병률 시인의 산문집 <그리고 행복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이북)을 모두 읽겠다. 책을 읽는 것보다 감상문 쓰는 게 더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기록하지 않으면 좀처럼 남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병률 시인의 책은 종이책으로는 한 권도 없다. 5월이 되면 한 권 구매할 생각이다.


이북은 마음만 먹으면 하루 안에 전부 읽을 수 있다. 모르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 메모하는 것도 간단하고,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꺼내서 조금씩 빠르게 읽을 수 있기에 편하고 좋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종이책과 달리 데이터로 많은 책을 보유할 수 있고, 가격도 이북이 종이책보다 훨씬 저렴하고, 종이를 아낀다는 점에서는 환경 측면에서도 좋고…. 지구의 환경이 몹시 걱정되어서 그린피스에 매달 3만 원씩 정기 후원을 신청했지만 정작 종이책을 좋아한다니, 이렇게 모순적인 인간이 있나.


하지만 종이책으로 읽지 않으면 왠지 책을 읽었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느낌이다. 책을 읽을 때 종이의 질감, 눈에 들어오는 미묘하게 낡은 활자, 종이를 넘기는 느낌, 책의 냄새와 연필로 필기할 때 사각거리는 소리가 독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알기에 좀처럼 멈출 수 없는 종이책 구매와 읽기. 내가 죽을 때 나의 책과 노트와 편지들은 모두 불에 태워 캠프파이어라도 하라는 유서를 써야겠다. 불에 태우는 것도 대기 오염의 원인이 되려나? 인간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자연환경에 크나큰 해악을 미치나 보다.


오늘 저녁은 형제가 만든 떡만둣국이었다. 한 번 식당에서 사 먹고 싶은 음식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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