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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Apr 19. 2024

하루 기록_627

2024.04.18(목)


미세먼지 매우 나쁨. 자외선 매우 높음. 출근할 때 선크림을 바르려고 했는데 크림은 없었고 피부에 두드리는 선 쿠션이 있었다. 엄마는 항상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얼굴에 기미가 생기지 않는다며 선크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아직 어려서 피부가 탱탱한 ­― 엄마의 표현을 빌렸다. ― 나는 아직 그 중요성을 완전히 깨닫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피부에 여러모로 해롭다는 자외선은 차단하기로 했다. 대신 마스크는 깜빡하고 집에 두고 나왔다. 어쩐지 목구멍이 텁텁한 기분이 들었다.


자외선이 가장 강해지는 오후 11시 즈음에 시청 업무로 사무실에서 나오니 하늘이 꽤 맑아 보였다. 아직 피부가 따가울 정도로 뜨거운 햇빛은 도래하지 않았고, 한여름이 오기 전 적당히 온화하게 데워진 날씨는 이대로 산책로를 걷고 싶을 만큼 좋았다. 꽃도 많이 피었고 거리도 알록달록하고. 주말에 중랑천 대신 시청 근처에 있는 공원에 와서 걸어봐도 괜찮을 것 같다. 회사가 바로 근처에 있어서 기분이 좀 뭐하지만 어차피 안 가니까 상관없다. 회사 근처라서 어딜 가면 카페가 있고 식당이 있는지도 알고 있으니까. 다만 이번 주말에는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다! 하하. 모든 때는 다가와야 아는 법이니 섣불리 계획하지 않겠다.


오늘은 이북으로 <길 위에서 쓰는 편지> 1권을 다 읽었고 ― 집에 종이책도 있으니 서둘러 독후감도 써야 한다. ― , 집에서는 <다시 문학을 사랑한다면>과 <이듬해 봄>을 읽고 있다. 저녁으로는 엄마가 산 부대찌개를 끓여 먹었고 운동을 했다.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이것저것 뒤적거리다 보니 시간이 꽤 지나 있었다.


부모님은 여전히 인천 강화도에 계신다. 성향이 정반대 수준이라서 붙어 있으면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는데 며칠 동안 둘이서만 한 집에서 지내시는 중. 잠은 다른 방에서 각자 따로 자는 것 같지만…. 그리고 완전히 여담이지만 내가 처음으로 '진지 잡수세요'라는 말을 했던 날이 떠올랐다. 식사 준비를 마친 엄마와 이모들이 "할아버지한테 진지 잡수세요~ 하고 말씀드려!"라고 했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진지라는 말도 잡수세요라는 말도 무슨 뜻인지 전혀 몰랐는데, 정말 문득 솟아오른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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