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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Apr 23. 2024

하루 기록_631

2024.04.22(월)


이번 주는 월급날이다. 기다려진다. 이번 주 월급을 받으면 2개 있던 대출 중 하나를 완전히 상환할 수 있다. 오랫동안 월급을 받아도 대출금과 이자를 갚느라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수입의 맛. 대출이 하나가 되고 금전적 여유가 생기면 조금 더 많은 저축과 기부와 소비가 가능해진다.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기부금은 20만 원이 되었다. 아슬아슬하게 2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월급의 10%를 기부금으로 쓴다니? 물론자취도 하지 않고 부양해야 할 가족도 없으니 가능한 일이다. 아무래도 무슨 우월감에 사로잡힌 게 아닌가 싶다. 진심 어린 인간애와 인정을 베푸는 마음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을 연민하고 그들을 돕는 착하고 정직한 나'라는 모습에 도취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하지만 유니세프, 굿네이버스, 초록우산, 세이브 더 칠드런, 그린피스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형 사회복지재단에는 누구나 1~2만 원 정도는 기부를 하지 않는가? 나는 그곳에서 동물보호단체와 지파운데이션이라는 복지단체가 하나 더 늘었을 뿐이다. 원래는 동물보호단체, 장애인단체, 여성단체, 성소수자단체에 만 원씩 기부하려는 계획이었지만 우연히 들어간 지파운데이션 홈페이지에서 한참 고민하다가 세 가지 사업에 만 원씩 기부금을 내기로 결정했다. 적은 돈이지만 그래도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기를, 아이들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나라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전에 나의 인생부터 어떻게 좀 더 반듯하게 다려야 할 것 같지만.


<다시 문학을 사랑한다면>을 열심히 읽는 중이다. 편견과 혐오, 용서에 관한 글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고 나의 지난날을 반성하는 시간은 참으로 뜻깊다. 행복하기도 하다. 좋은 글을 만났을 때 나의 마음은 상쾌해진다. 맑은 하늘에 탁 트인 바다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것만 같다. 독서와 글쓰기가 지치는 날이 있다가도 결국에는 다시 글을 찾게 된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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