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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May 04. 2024

하루 기록_642

2024.05.03(금)


오늘도 회사는 한가했다. 이북으로 류시화 시인의 산문집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를 읽었고 ― 읽다 보니 80%까지 독서를 완료했다! ― 한 달 일기장을 두 권 주문했다. 다양한 기록이 가능하고 저렴한 제품으로 골랐다. 1년 일기장을 사면 금세 질려서 쓰지 않을 것 같아 체험판으로 두 권을 먼저 샀는데, 생각해 보니 이미 5월은 며칠 지났으니 한 달 기록을 완벽하게 하려면 6월 1일이 되는 순간 일기를 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리 일기장을 보면서 기록할 것들과 한 달 목표를 고민해야겠다.


올해 여름 공모전에 출품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원래 초반 내용이 있었지만 갈아엎고 처음부터 다시 쓰기 시작했다. 나는 소설처럼 세계관, 등장인물과 그들의 관계, 기승전결이 모두 필요한 글을 쓸 때마다 촘촘하게 이야기를 구상하는 작가들이 신기하다. 대단함을 넘어 경외스러울 정도다. 어떤 천재적인 작가들은 머릿속에 어떠한 세상이나 등장인물 하나를 떠올리면 그것들이 알아서 이야기를 만들고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쓴다고 한다. 타고난 작가란 그런 것일까? 나는 타고나지 못해서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와 자괴감이 필요하다.


어린이날과 대체공휴일에는 비가 내린다고 한다. 아이들은 빗속에서도 놀 수 있다. 비에 흠뻑 젖으면서도 물장난을 치고 술래잡기를 할 수 있다. 비가 쏟아지는 세상에 나가지 않으려 하는 건 어른들이다. 어른들의 제지와 꾸중에 아이들은 우비를 입고 빗속에서 뛰어노는 소중한 추억을 놓친다. 다만 요즘 내리는 비는 워낙 유해한 물질과 미세먼지가 녹아 있어서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어른들이 말리는 것도 이해는 간다. 비가 젖었다가 열감기를 앓으면 곤란하기도 하고. 하지만 잠깐의 아픔으로 평생의 추억을 가지지 못한다는 건 역시 아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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