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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May 15. 2024

하루 기록_653

2024.05.14(화)


오늘은 어제보다 바빴다. 일이 와르르 몰리지는 않았지만 원활 구간 없이 모두 조금씩 정체되는 느낌이었다. 이번 주에는 처리해야 할 일도 많은데 걱정이다. 하지만 걱정한다고 나에게 닥칠 미래가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탄력을 가져야 하는 건 나의 마음. 빨라져야 하는 건 나의 속도. 진정되어야 하는 건 나의 정신. 어차피 회사라는 조직은 단합 ― 이라는 이름의 통제와 채찍질 ― 을 통해 사회와 집단 이익을 발전시키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므로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에 썩 좋은 세상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에 깨달았으니까.


그래도 퇴근길은 비교적 가벼웠다. 힘들게 달리다가 하루 정도 쉬는 여유가 생기는 것은 참 좋다. 습관적으로 행하는 일개미의 일상 균형이 중간에 약간 주춤하면서 숨 고를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휴일이 오기 전에는 항상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지 생각하지만, 막상 휴일이 닥치면 나는 멍하니 침대에 누워 있거나 스마트폰에 빠져 나의 전두엽을 도파민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자극적인 것들을 마구 접하다 보면 뇌세포가 구겨지는 기분이 든다. 쉬는 것도 좋고 노는 것도 좋지만 그것에 너무 익숙해지면 몸도 정신이 무기력해진달까. 참 어렵고도 예민한 몸뚱어리다. 뇌도 근육이라니 쓰지 않으면 평생 흐물흐물하다는 거겠지? 무서운 일이다.


오늘은 밤늦게까지 방바닥에 앉아 있었다. 다리와 허리가 뻐근하고 아팠다. 이것저것 중고로 팔 물건들을 열심히 정리하고 사진을 찍었더니 잘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덕분에 운동도 못 했고 독서와 일기 쓰기도 물 건너갔다. 어쩔 수 없이 양치만 하고 서둘러 침대에 몸을 누였다. 피곤할 때 편한 침대에 눕는 것만큼 행복하고 편안한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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