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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May 26. 2024

하루 기록_664

2024.05.25(토)


어제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시집 <눈사람 자살 사건>은 책 안에 있는 동명의 시를 에이포용지에 필사해서 책상 앞에 붙여두었다. 지금 내 책상 앞에는 마르틴 니묄러의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와 윤동주 시인의 <서시(序詩)>가 있다. 네 개의 시를 필사해 붙이기로 했으니 이제 남은 시는 하나다. 나머지 하나의 시는 최승자 시인의 시를 붙이고 싶다. 하지만 아직 시집을 사지 않았다.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모자>는 읽기 전에 먼저 약간의 결의를 다졌다. 박연준 시인이 이 책을 '헤매고 싶어서 읽는 책', '읽는 내내 웃는 일은 없을 것이며 유익하지도 않은 책'이라고 평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단편을 읽었다.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였고 분량은 무척 짧았다. 이따금 우울감이나 외로움이 찾아오면 나는 그것을 글로 쓰고 싶지만 어떻게 써야 좋을지 몰라 끝내 포기하곤 하는데, 이 책은 나를 대신해서 혼란스럽고 무거운 감정을 이야기로 만들어 준 느낌이다. 너무 깊이 빠져들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새로운 책이 많이 생겨서 좋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을 생각이다. 날이 많이 더워졌고 선풍기를 꺼냈다. 책상에 앉아 있으면 선풍기를 켠다. 무음 선풍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풍기가 바로 뒤에서 돌아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소리가 크다. 책을 읽을 때는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는 시끌벅적한 쉬는 시간에도 독서를 하지 않았던가? 그때의 느낌을 되살리면 선풍기 소음 따위는 방해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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