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할 시간이 되니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먹은 음식이 얹힌 것처럼 위장이 따끔거리듯 아팠다. 집에 가서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두통까지 느껴져서 진통제를 먹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통증은 자주 찾아온다. 균형 잡힌 식습관, 적절한 수면,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스트레스 감소 등이 만성 통증을 줄이는 방법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가장 효과적인 건 역시 약을 복용하는 것 같다. 나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서 최대한 덜 아프게 사는 일 또한 삶의 방법 중 하나가 아닌가.
원래 운동을 쉬는 날은 화요일과 토요일이지만, 오늘은 몸 상태가 좋지 않기도 해서 월요일과 금요일에 운동을 쉬자고 생각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운동을 한다면 그만큼 효과도 좋겠지만 아무래도 내게는 어려운 일이다. 꾸준히 운동하지만 이건 죽지 않기 위해서다. 정확히는 불건강하게 죽는 일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다.
글을 쓰려고 했지만 잘 써지지 않았고, 책만 읽었다. 형제가 몇 년 전에 사다 준 원고지를 우연히 발견해서 그곳에 시를 쓰다 보니 벌써 몇 장 남지 않았다. 원고지를 다 채우면 시를 모아서 공모전에 낼 생각이다. 왠지 내가 쓴 시는 가장 먼 느낌이다. 시에서 가장 먼 시. 정석적인 시는 존재하지 않을지라도 가장 비정석적인 시는 존재할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고 쓴 사람의 시도 세상 어딘가에는 존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