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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Jun 23. 2024

하루 기록_692

2024.06.22(토)


유일하게 운전을 할 수 있는 형제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오후 3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차를 타고 출발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 전라북도까지 내달렸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다가 쉼터에서 형제가 잠깐 눈을 붙였고, 저녁이 다 되어서야 도착했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저녁상을 차린 채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저녁을 먹기엔 늦은 시간이었고 배가 고프지도 않았지만 나름 열심히 밥을 먹었다. 먹을 반찬이 많지는 않았으나 온기는 느껴졌다. 남은 밥은 배가 고팠다는 형제의 그릇으로 넘겨주었다.


거의 4시간을 넘게 차 안에 있으려니 좀이 쑤셨다. 하지만 운전하고 온 형제에 비하면 큰 피로는 아니라고 생각해 구태여 말하지 않았다. 양치와 세수를 하고 누워 있으니 잠이 쏟아졌다.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졸려서 핸드폰을 보조배터리에 연결해 두고 잠들었다. 아침부터 집에서도 비가 오더니 고속도로에서도 빗줄기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물론 잠결에 들은 소리라서 조금 비몽사몽한 상태였지만.


시골의 밤은 깊고 조용하다. 대부분 노환으로 돌아가셨기에 딱히 교류하는 이웃분도 안 계시는 모양이다. 몸이 많이 약해지셨다. 내가 어른이 되어 큰 만큼,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늙으셨겠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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