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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Jul 05. 2024

하루 기록_704

2024.07.04(목)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강아지와 아기 고양이를 보았다. 어떤 분이 키우는 아이들이었고 산책을 나왔다고 하셨는데, 영역 동물에 경계심과 호기심이 많아서 어디로 사라질지 모르는 고양이가 산책을 나온 장면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생후 3개월 정도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를 보고 짖던 작은 강아지는 별로 위협적이지는 않았고, ― 보호자분께서 "짖기만 하지 물지는 않는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했고 ― 아기 고양이를 보고 있으니 왕왕 짖다가 별안간 내 다리를 지지대 삼아 몸을 일으켜 내 왼손을 핥았다. 알 수 없는 환영이었다.


말티즈로 보이는 강아지는 졸린지 살살 쓰다듬어도 큰 반응 없이 엎드린 채 꾸벅꾸벅 졸았다. 아기 고양이는 네 마리 정도 되었는데, 두 마리는 산책을 하러 가고, 한 마리는 우리가 무서운지 구석에 얌전히 누워 있고, 나머지 한 마리는 나의 오른손을 깨물고 핥으며 놀았다. 아기 고양이의 이빨과 발톱은 얇고 날카로웠으며 혀는 까끌까끌했다. 고양이에게 그루밍을 받은 건 처음이어서 놀랐다. 정말 귀여웠다. 아기 고양이의 귀여움은 눈앞에서 실감해야 한다. 그리고 퇴근길에서야 고양이가 어릴 때 사람 손을 깨물게 하면 나중에 커서도 사람을 깨문다던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 주 여름휴가에는 친구들과 서울에 1박 2일로 놀러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줌(ZOOM)을 켜서 친구들과 일정을 짰다.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아서 동선이 제한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부디 싸우거나 틀어지지 않고, 우정 증진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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