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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Jul 06. 2024

하루 기록_705

2024.07.05(금)


팀장님의 연차, 이사님의 컴퓨터 문제까지 겹쳐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다. 이사님들은 여느 회사의 상사들이 그렇듯 부하 직원이 바쁘든 말든 자신의 문제를 제일 먼저 해결해 주길 바란다. 주로 이사님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총무팀 선임님들이 업무로 워낙 바빠서 우리 팀 후배 직원이 자리에 들락날락하자, 이사님이 큰 목소리로 "아이고, 우리 OO 씨 ― 총무팀 선임님 ― 가 오늘은 아주 바쁜가 보네?"라고 외쳐서 속으로 '또 욕먹으려고 저런 말을 하는구만….'이라고 생각했다. 상사들은 부하 직원에게 여러모로 욕먹을 짓만 하는 느낌이다. 나이 먹은 어른이라면 인내심 있게 기다릴 필요도 있지 않은가. 부하라곤 하지만 직원들은 임원들을 위해 회사에 있는 존재가 아니고, 직원들도 다 자기 할 일이 있는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아량이라니.


아무튼 그렇게 오전은 정신없이 지나갔고, 오후에는 비교적 일이 덜 다사스러워서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어찌어찌 퇴근까지 잘 마쳤다. 다음 주가 여름휴가이기에 팀장님께 드릴 전달 사항을 A4용지에 적어서 자리에 두고 왔다. 그래도 몇 번 전화가 올 수는 있다. 부디 내가 처리한 일에 아무런 차질이 없기를… 오류가 없었기를… 실수하지 않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집에 와서는 사실 대부분 시간을 빈둥거렸다. 닷새만에 드디어 운동을 했다. 간단하게 영어 공부를 하고 나머지 시간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신기하게도 침대에서는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그에 비해 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제 일주일 동안 쉬니까 이틀 정도는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나는 여전히 할 일이 넘쳐나므로 그러지는 못할 것이다.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그것으로 일주일을 꽉 채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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