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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Jul 08. 2024

하루 기록_707

2024.07.07(일)


어제 영풍문고에서 사 온 <오로라>를 하루 만에 다 읽었다. 단편소설 하나를 책으로 낸 것이라 그런지, 분량은 짧은 편이었다. 읽고 나서는 깨달아야만 끊어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자각하지 못해서, 인지하지 못해서 주머니 속에 무겁게 넣고 다니는 것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겠지. 깨닫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보았다. 깨달음이 기다리는 지점까지 멈추지 않고 나아가면 언젠가 그곳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태평한 마음이 들었는데, 알고 싶다고 알게 되는 것도 아니고 평생 모르고 지나가는 것 또한 나의 마음대로 되지 않으므로, 어떠한 깨달음이 찾아오는 순간 최대한 그것을 불안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할 것이다.


오늘은 영어 공책에 영화 대사를 정리했다. 미국 작가 '안드레 애치먼'의 장편소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원작으로 이탈리아 영화감독 '루카 구아다니노'가 제작한 동명의 영화인데, 올리버가 떠나고 엘리오와 그의 아버지 새뮤얼이 나누는 대화 ― 사실상 새뮤얼이 아들 엘리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 가 마음에 들어서 넷플릭스 기준으로 한국어와 영어를 옮겨 적었다. 생각보다 대사가 길어서 조금 힘들었지만, 며칠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에, 할 일을 끝내서 만족스러웠다. 내일부터는 다시 영어 공책 정리를 해야 한다.


오후에는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낮잠은 내일이 여유로운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요즘에는 낮잠을 자고 일어나면 몸에 힘이 없고 근육이 찌뿌둥하다. 너무 오랫동안 잠들어서 그런 걸까. 웬만하면 낮잠을 줄이려 한다. 침대에 누워 있으면 그렇게 잠이 쏟아지는 이유가 궁금하다. 저녁에는 정우영 시인의 시집 <순한 먼지들의 책방>을 읽었는데 역시 시는 어렵다. 이 시인의 시에는 어려운 단어 ― 실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한자어, 방언 등 ― 가 많아서 단어 정리하는 데에도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


대체로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어제 빼먹은 견과류도 무사히 챙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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