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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Jul 11. 2024

하루 기록_709

2024.07.09(화)


오후 2시 정도에 친구들을 만나 서울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한산한 편이었다. 이래서 휴가가 좋은 거구나 생각했다. 문자로 날아온 호텔 예약 확인서에 투숙 인원이 2인이라고 되어 있어서 '혹시 예약이 두 명으로 되었나? 우린 세 명인데 추가 비용 내야 하나?'라는 걱정에 내 안의 불안이가 날뛰었는데, 잘못 날아온 건지 데스트 직원분은 예약 내역이 확인되었다고 친절하게 안내하셨을 뿐 추가 비용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없었다. 객실에 들어가고 나서야 긴장이 풀렸다.


무거운 짐을 호텔에 두고 나가서 유명한 칼국숫집에서 식사를 하고,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소품샵에 가서 구경을 하니 시간이 많이 지나 있었다. 소품샵에는 책도 많이 팔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프랑스어 번역가인 신유진 작가의 산문집 <열다섯 번의 밤>을 구매했다. 얼핏 읽어 보니 문체가 상당히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느 미래에 당신이 없을 것이라고>와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의 저자인 목정원 작가 또한 프랑스 대학교를 졸업했다는 사실이 떠올라서 '프랑스는 복잡다단한 감정이 어룽진 감수성이 존재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다. 외국 문학과 사회는 우리나라와 다른 정서와 사고를 담고 있을 테니까. 그런 것들을 많이 경험하며 이성과 감정의 폭을 넓히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아쉽게도 나는 일본 여행조차 무서워하는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주 많고 습한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니 금방 지쳐서 일찍 숙소에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고 세 명이 한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이내 저녁은 호텔 안에서 먹기로 결정했다. 물론 뷔페 레스토랑에 간 것은 아니고, 근처 치킨집에서 순살 세트를 주문해 포장하고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돌아왔다. 생각보다 객실 간의 방음은 잘 되는 모양이었다. 바깥에서 들리는 소음은 있어도 다른 객실에서 들려오는 소음은 없었다. 함께 마스크팩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들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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