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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Jul 22. 2024

하루 기록_721

2024.07.21(일)


오전 6시가 되기 전, 어스름한 새벽녘이 밝아올 즈음 잠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맡에서 돌아가던 선풍기가 별안간 멈추는 게 아닌가. 무슨 일인가 싶어 방 형광등 스위치를 눌렀지만 불이 켜지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정전이었다. 두꺼비집을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어서 이를 어쩌나 싶을 때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안내 방송이 나왔다.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확인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전기는 다행히 한 시간 후에 돌아왔고, 나는 다시 잠들었다. 정전이 되었을 동안 바깥에서 정체 모를 큰 소음이 계속 들렸는데 여전히 그 소음의 출처는 불명이다. 너무 시끄러워서 창문을 닫았을 정도다.


일요일에는 이상하게 낮잠이 잘 와서 웬만하면 침대에 눕지 않지만,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누이지 않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다. 오늘도 그렇게 누워 있다가 까무룩 잠들었고 저녁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낮잠을 자고 나면 힘이 없다. 책상 의자에 앉아 있는 것도 힘들다. 비타민이나 영양분 부족인 걸까.


책장을 사고 싶어졌다. 히사이시 조가 작곡한 <Summer>를 연주하고 싶어서 이사하기 전에 구입했던 저렴한 전자피아노. 그 피아노를 치우면 책장을 놓을 수 있다. 연주곡은 중간에서 계속 막힌다. 내 예감으로는 몇 년을 꾸준히 연습해야만 실수 없는 완곡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제 피아노를 보내줘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매일 수건으로 먼지를 닦아내기만 하고 정작 소리는 내지 못하는 불쌍한 피아노. 중고로 피아노를 싸게 팔고 그 자리에 책장을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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