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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SA Apr 05. 2017

#12.  워킹맘의 일상

시간부족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분초를 다투며 늘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고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브런치에 글을 쓰는 여유도 부리지만 처음 몇 달 동안 이렇게 사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이민을 꿈꾸기도 했다. 


나름,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한 1년 정도는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을 정도의 계획을 이야기하며 이민 가자고 설득했지만 낯선 외국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두려운 남편은 차마 용기가 없다고 이민가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남편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이민을 포기하긴 했지만 솔직히 이민 가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간절하다. 





보통 나는 아침 5시에 하루를 시작한다. 

워킹맘으로 살려면 체력은 필수조건이기 때문에 정말 피곤하지 않는 이상 수면 부족에 시달려도 5시에 일어나서 집 근처 헬스장에 가서 1시간 정도 운동하고 6시부터 출근 준비를 시작한다. 최근 한달 동안 심각한 수면 부족에 시달려서 운동을 하지 못했지만 보통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자기계발 차원에서 출근하기 전에 10분 동안 전화영어로 외국인과 대화를 한다.


(내가 운동한 사이에 아이들이 깨어나면 어머니나 남편이 아이들을 돌봐주는데 보통 그 시간에 아이들이 깨어난 일은 거의 없었다. 문제는 아이들이 새벽 3-4시에 일어나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뒤척이면 나도 함께 일어나게 되서 늘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출근 준비하고 회사에 8시 반에 도착하면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편이다. 정시 퇴근이 비교적 가능한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일이 많으면 야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시간에 집중 해서 퇴근 하기 전에 모든 업무를 끝내려고 노력한다. 그 이유는 퇴근 후 바로 집으로 가서 어머니와 바톤 터치하고 어머니를 헬스장으로 보내야하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거의 매일 운동을 하시기 때문에 아이들이 잠드는 시간까지 홀로 아이들을 돌보는데 하루 중 가장 힘든 시간이다. 9시 정도 되면 한참 졸릴 시간이기 때문에 아이들 모두 서로 안아달라고 투정 부리기 때문이다. 남편이 일찍 퇴근해서 같이 돌보면 좋으련만 남편의 귀가 시간은 보통 9시반에서 10시 사이라 남편이 도착했을 때 대부분 아이들이 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전쟁같은 2-3시간을 보내면 드디어 내 시간이 되는데 그때는 이미 내가 녹초가 된 상태라 아이들 잠들 때 같이 잠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늘 이렇게 바쁜 삶을 살다보니 아이들 육아 때문에 외출이 힘든 나를 배려해 주기 위해서 종종 집으로 놀러오는 친한 친구들 P와 H는 나를 볼 때마다 늘 하는 말이 있으니,


"난 절대 아기 안 낳을거야. 특히 쌍둥이는 절대 낳지 않을 거야."

"어휴, 너 눈이 너무 피곤해 보여. 또 잠 못잤어? 회사 다니랴, 애들 돌보랴, 언제 쉬니?"


P와 H 둘다 결혼한 친구들인데 아직 신혼이라 그런지 딩크족으로 살겠다면서 나를 무척 안쓰럽게 생각한다. 사실 나도 아이들을 낳기 전에는 친구들처럼 딩크족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의술의 힘으로 쌍둥이를 낳았지만 막상 직장 다니면서 아이들을 키워보니 힘들고 버거울 때가 정말 많다. 어렵게 얻은 귀한 아이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사랑으로 보살피려고 노력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간혹 아이들에게 얼굴 붉히며 화낼때도 있다. 그래도 아이들이 주는 기쁨과 행복, 사랑이 훨씬 크기 때문에 녹록치 않는 일상을 견딜 수 있는 것 같다.


워킹맘이든 전업맘이든 육아가 힘들어도 견딜 수 있는 이유는 역시 아이들 때문이라는 공통된 진리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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