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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SA Apr 24. 2017

#15. 아이가 아플 때

온 가족이 모두 고생

워킹맘이 가장 힘들 때는 단연 아이가 아플 때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지난 1년 간 여러 차례 고비의 순간이 있었는데 그 고비의 순간들의 대부분이 아이들이 아팠을 때였다. 특히 아들 주원이가 몇 달에 한 번씩 기함을 할 정도로 심하게 아프곤 했는데 온 가족이 주원이를 중심으로 스케줄을 결정하고 순번을 정하여 주원이를 돌봐야만 했다.




몇 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


1) 작년 여름에 수족구가 한참 유행할 때 우리 아이들도 수족구에 전염 될까봐 바짝 긴장하면서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 나름 선방하면서 잘 지낸다고 안심하던 찰나 주원이가 구내염에 걸리고 만 것이다.


하필, 여름이 거의 끝난 거나 다름 없던 9월 말에 구내염에 걸려서 주원이는 모든 곡기를 끊고 끙끙 앓기 시작했다. 딸 주아도 전염 될까봐 걱정 되서 주아를 시부모님께 부탁하고 베이비시터와 친정어머니가 집중적으로 아이를 돌보기 시작했다. 어머니와 베이비시터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주원이 몸에 수포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면서 수족구 확진을 받았고 아이는 더욱 힘들어 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아이를 위해서 시원한 과일을 갈아서 먹이기도 했고 보리차에 설탕을 살짝 타서 먹이면서 밤새 아이를 돌보면서 아이의 상태를 확인해야만 했다.


다행히 4-5일 만에 건강을 회복했지만 완치확인서를 받기까지 대략 일주일 정도 걸려서 주원이는 집에서 주아는 시부모님 댁에서 지내야만 했다. 


2) 올해 초 겨울 한참 독감이 유행하던 어느 새벽, 주원이의 컨디션이 심상치 않았다. 주원이의 온 몸이 열로 들끓어서 친정 어머니가 주아와 함께 자고 있던 나를 새벽에 깨우기 시작하셨다. 즉시 일어나서 주원이의 체온을 쟀는데 열이 거의 39도에 가까워서 얼른 아이 옷을 벗기고 미온수로 아이의 열을 식히기 위해서 노력했다.


수 차례 미온수로 아이의 몸을 씻겼지만 열이 내려가지 않아서 남편과 함께 서울대학교 병원 어린이 응급실로 달려갔다. 여러가지 검사를 통해서 주원이는 독감 진단을 받았고 타미플루를 처방 받고 아침에 집에 돌아와서 어머니께 주원이를 맡기고 주아를 데리고 출근을 하였다. 다행히 회사 근처에 시댁이 있어서 시부모님께 주아를 맡기고 나와 남편은 곧장 출근을 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한 상태에서 일하던 중 오후 2시가 지났을까, 어머니가 나에게 전화하시더니 다급한 목소리로 주원이가 열이 안 떨어져서 경기를 일으켰고 지금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가는 중이라고 울면서 말하는 것이다. 우선 진정시키고 나도 곧바로 조퇴하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가는 길 내내 어찌나 마음이 힘들고 어렵던지 주원이를 보살펴 달라고 계속 하나님께 기도 드렸다. 

병원에 도착해서 보니 다행히 주원이 상태가 심각하지 않아서 열을 떨어뜨리는 링거를 맞고 다시 약을 처방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뒤 하루 이틀 정도 주원이가 열 때문에 힘들어 했지만 이내 컨디션이 좋아져서 밥도 잘 먹기 시작했고 다시 잘 노는 모습을 보면서 안심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에 아쉽고 죄송했던 기억은, 주아의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 주아를 시댁에 맡겼는데 주아도 곧 독감 진단을 받았고 시아버지도 주아 때문에 독감에 걸려서 꽤 고생하셔서 시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무척 컸던 기억이 난다.


3) 이건 얼마전 일인데 대략 2주 전에 아들 주원이가 마른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는데 다음 날 주원이 기침이 심상치 않은 것이다. 컨디션도 괜찮고 잘 놀아서 오후에 병원에 데려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주원이 폐 소리가 좋지 못하다면서 폐렴 초기로 진단하셨다. 폐렴 초기 치고 아이가 잘 놀고 열이 없는 것이 신기하다고 하시면서 저녁에 열이 날 수 있으니 해열제를 미리 처방해 주셨다.


아니나 다를까, 밤에 아이가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잠을 잘 못자고 밤새 뒤척이는 것이다. 이전에 열 때문에 경기를 일이으킨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3-4시간 마다 해열제를 먹이면서 주원이 열을 내리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다행히 응급실에 달려갈 정도로 열이 심각하게 높지는 않았지만 아이는 코막힘과 기침으로 밤새 잠을 거의 못자서 나 또한 뜬 눈으로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며 간호했다. 이틀 정도 그렇게 끙끙 않던 주원이가 3일째 부터 컨디션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고 5일째 되던 날 어린이 집에 다시 등원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라 아이가 아파도 친정 어머니가 아이를 정성으로 돌봐주시기 때문에 직장을 순조롭게 다니는 편이다. 하지만 나도 엄마이기 때문에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되어도 밤새 아이를 돌보고 출근한 적도 있었고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주아가 아파서 새벽에 응급실에 다녀오고 바로 출근한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특히, 쌍둥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수족구나 독감 같은 전염병에 걸리면 어쩔수 없이 아프지 않은 아이를 시부모님께 맡길 수 밖에 없는데 아이가 아프면 정말 온 가족이 동원되서 고생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주원아, 주아야 우리 아프지 말자~!"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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