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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SA Oct 18. 2018

#38. 지키는 삶과 도전하는 삶 사이에서

[독서 서평]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최근 부동산 열풍으로 서울과 일부 수도권 일대가 들썩였던 것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정권이 바뀐 후 집값을 잡겠다고 작년에 8.27 대책이 나온 후 정부에서 각종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부동산 열기는 가라앉지 않았고 오히려 매도자 우위 시장을 형성하면서 부동산 가격만 폭등했다.


그 후 9.13 대책이 나오면서 정교한 세금 정책과 대출 규제로 광풍이 조금 가라 앉았지만 집값이 안정화 되었다고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건 대한민국 전역이 부동산 열풍에 전염되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 대단히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한 예로, 부동산 투자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일부 책들은 베스트셀러에 진입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그 중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를 읽게 되었는데 이틀 만에 완독할 정도로 가독성이 상당이 좋았다. 부동산에 평소 관심이 무척 많았던 터라 전문 용어도 배울 겸 괜찮은 투자처를 선정하는 방법을 배울 요량으로 이 책을 선택했는데 본래의 취지와 달리 저자의 성품에 크게 자극 받아 "나"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16년 동안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에 갔다. 치열한 취업 경쟁에서 살아남아 대기업에 입사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승진도 했다. 집도 사고 차도 샀다. 그리고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다. 누가 봐도 안정적이고 무난한 이 삶에 돌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나와 똑같은 사람이 주변에 너무나 많았던 것이다.

채만식의 소설 <레디메이드 인생>이 떠올랐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건처럼 똑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 기성품 같은 인생.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전에 없던 생각들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지금 내 삶은 어디에 있는가?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내 삶에 다른 가능성은 없는가? 세상 어딘가에 나에게 잘 맞는 보다 가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by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20대 초중반에 우울한 시기가 있었지만 나 또한 치열한 취업 경쟁에서 살아남아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 된 쾌거를 이룬 적도 있었고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았고 승진도 했다. 비교적 괜찮은 지역에 집도 샀고 차도 샀다. 그리고 워킹맘으로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다. 누가 봐도 정말 무난하고 안정된 삶인데 이렇게 사는 삶이 과연 옳은 것인지 나에게 더 이상 다른 가능성은 없는 것인지 문득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돌아가는 쳇바퀴를 달리는 다람쥐처럼 날마다 반복되는 단순한 일상 속에 평온하고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잃을 것이 두려워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다.




저자는 우리나라 초일류 대기업인 삼성에서 13년간 근무하고 마흔을 목전에 둔 39세에 퇴사를 하고 전업 투자자의 길로 들어섰다. 전업 투자자의 길에 들어서기까지 지키는 삶과 도전하는 삶의 두 갈래 길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저자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가 퇴사할 당시 우리나라 부동산 경기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최악의 경제 상황 속에서 도전하는 삶을 선택한 저자의 결단력과 가족의 생계를 담보로 절박한 상황을 발판 삼아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함께 뭐든 발로 뛰고 직접 체험하기로 작정한 그의 성품은 나에게 굉장히 큰 자극을 주었다.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부동산 전업 투자자로서의 추진력과 꼭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그의 신념과 고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대단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더 대단했던 것은 반복되는 실수와 자금난 속에서 잠시 쉬거나 포기할 법도 한데 자신이 세운 투자 철칙을 깨지 않고 치열하게 하루하루 살아낸 저자의 전투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모든 것이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온통 실수투성이였다. 얼마나 많은 실수를 겪었는지 실수가 나를 보고 씨익 웃을 지경이었다.
입찰 과정에서 실수, 현장 조사할 때 실수, 명도할 때 실수, 수리할 때 실수, 실수, 실수.....

그렇게 10개월이 흘렀다. 내 몸도 마음도 영혼도 시간도 모든 것을 다 들이부은 시간이었다. 10개월 만에 나는 31채의 부동산을 소유한 다주택자가 되었다.

그러나 나의 무서운 초반 질주는 10개월 만에 일단락을 지어야 했다. 앞만 보며 열심히 달려가던 어느날, 통장을 살펴보니 가진 돈이 얼마 남지 않았던 것이다. 투자할 때마다 투자금을 줄이기 위해 자금을 쥐어짜듯 했고, 가정에서도 강도 높은 검약 생활을 유지해왔다.
통장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낀 날, 잠시 투자를 멈춰야 할 수 밖에 없음을 감지했다.

울고 싶었다. 이렇게 투자가 잘 되고 있는데 자금난 때문에 여기서 멈춰야 하다니. 하지만 투자를 계속하지 못하는 억울함은 둘째 문제였다. 당장 먹고 사는게 급했다. 나는 비통한 심정으로 직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잠시만 버티면 된다, 잠시만 버티면 된다 하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by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결론적으로 저자의 도전은 성공적인 투자로 연결 되어 전국에 수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게 되었고 실제로 경제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부동산 투자와 자기계발 강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뜨거운 불을 당기는 "멋진 동기 부여가"의 꿈을 이룬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의 부동산 투자법을 배우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고 있다.




저자가 회사를 뛰쳐 나올 때 느꼈던 삶의 고민들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달 되어 크게 공감했다. 10년 이상의 직장 경력이 있는 30대 후반이라면 대부분 공감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독한 성품이 크게 자극되어 한번 쯤은 독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이 유난히 공감 되었던 이유는 나 또한 부동산으로 시세차익을 누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결혼 생활 동안 매매/전세 거래를 통해 계약서를 작성한 경험도 여러 번 있었고 부동산 상승기 대열에 운 좋게 합류 되어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부동산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고 매매가 아닌 경매나 공매에 관심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저자가 말한 것 처럼 독한 마음으로 부동산 투자에 미쳐서 살 자신은 없다. 

그러기에는 잃을 것이 너무 많다. 한참 예쁜 나이인 우리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가 없고 지나친 검약 생활로 인해 팍팍해지는 생활을 견딜 수 없고 결정적으로 돈을 지배 하는 것이 아니라 돈에 지배되는 삶을 살까 두렵다. 저자처럼 돈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지금의 삶도 어느 정도 만족스럽기 때문에 단기간에 다주택자가 되어서 경제적인 자유를 누리는 것보다 차근히 준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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