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우리는 잘 맞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나와 남편은 아침형 인간이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일이 버겁지 않았고, 규칙적인 생활을 당연하게 여겼다.
삶에 해가 되는 행동을 굳이 선택하지 않았고, 생활의 리듬이 닮아 있었다. 적어도 일상을 꾸려가는 방식만큼은 서로에게 큰 조정이 필요하지 않았다.
부부가 되어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할 때에도 남편은 굳이 반대의견을 내세우지 않았다. 자신이 살아온 터전을 떠나 내가 살던 곳으로 이사해야 했음에도, 그는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환경이 바뀌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태도는 그의 성향이자 삶의 방식이었다.
우리는 둘 다 무교였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단단한 사람이었다.
경제적인 감각도 닮아 있었다. 과소비와는 거리가 멀었고, 무리한 모험보다는 있는 것을 지키고 차곡차곡 쌓아가는 쪽을 택했다. 큰 투자를 감행할 만큼의 배짱은 없었지만, 그 대신 성실함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안정적인 신혼이었다.
그러나 남편의 바쁜 일정은 계속되었고,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다.
늦은 밤, 남편이 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고 처음 독립한 집에서의 밤은 유난히 조용했다.
‘내 집’이 있었지만, 그 공간에 혼자 남겨진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나는 우리 둘만의 시간을 기대했지만, 우리는 함께 살고 있어도 함께 보내는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다.
물론 남편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우리 둘만의 부족한 시간이 그에게는 큰 문제가 되는 것 같지 않았다.
반면
나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아직 어리숙한 사회 초년생 같았다. 집에서는 위로를 받고 싶었고, 응원을 받고 싶었지만 그 마음을 말로 모두 꺼내지는 못했다.
나는 늘 밝은 사람이었고, 그를 더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나는 관계 안에서 기대하는 몫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에게서 느끼던 안정은 여전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일상을 채우기 어렵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큰 갈등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 무엇인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