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지 휴식을 즐길 수 있죠.
도대체 당신은 언제 쉬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누워서 뒹굴 거리는 있냐, 휴직했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가만히 있지 못해 안달이냐. 여러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 가만히 있으면 아픈 사람이에요'라고 웃어넘기며, 나에게 그런 에너지가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물론 나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다.
나에게는 다만, 가만히 누워서 티브이를 보며 뒹굴거리는 것이 내 타입의 휴식이 아닐 뿐.
내게 휴식은, 주변을 정돈한 후, 좋아하는 티를 마시며 30초 정도 머리를 비우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물론 나는 물을 끓이고 차를 내리고 할 정도로 여유롭진 못하다.
아침에 눈을 떠서 티타임을 하고자 한다면, 어제 한 설거지 그릇들을 정리하고 바닥에 흩어진 아이들 책을 정리하며 씻고 얼굴에 간단한 스킨케어를 하는 것으로도 아이들이 깰까 봐 조마조마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좋아하는 차 티백을 뜯어 좋아하는 컵에 담은 후, 물을 심지어 끓이지도 않고 정수기 온수 기능을 사용하여 온수를 내려 티백을 우린다. 찻잎을 사서 물을 끓이고 티팟에 우려서 우아하게 마시면 더 좋았겠지만, 정돈된 주변과 따뜻한 차 한잔 그 존재만으로도 내겐 충분하다.
다양한 맛을 갖고 있는 티를 종류별로 구매해서 그날의 기분에 따라 고르는 것도 재미다. 주로 아침에는 얼그레이나 잉글리시 브랙퍼스트 티를 마신다. 낮에는 커피를 마시지만 저녁에는 카페인이 없는 yogi 티를 마신다. 커피를 여러 번 마시는 것도 좋지만, 차를 마시면, 몸에 좋은 일을 하는 느낌이랄까. 커피를 마실 때는 전투모드라면, 차를 마실 때는 휴식모드다. 차를 내리고 30초 가만히 앉아 있다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가끔은 휴대폰으로 인터넷 쇼핑도 하고. 그게 나에겐 최고의 휴식이다.
가장 무난하게 마시는 홍차인 얼그레이는, 카테킨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들어있고, 아로마세러피 효과가 있어 우울증, 스트레스,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자연 처방이기도 하다. 커피와 달리 얼그레이는 즉각적으로 몸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한다. 커피보다 좋은 점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면서 동시에 커피와 같이 집중력을 높게 만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감기 예방 및 치료효과도 있다고 하니, 안마실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 효과를 떠나 내가 효율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법, 좋아하는 컵에 차를 마시는 것. 휴식조차 효율을 찾는 것이 웃프지만, 그 또한 내 인생의 일부인 것을. 지금도 브런치에 글을 쓰며 고효율의 휴식을 동시에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