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발달 센터 투어와 고심

by 메이

조금 느리다 싶었던 둘째는 18개월에 대학병원(이라고 하기엔 동네병원이기도 한)에서 발달검사를 받았고, 예상했던 대로 언어지연이 있었고, 교수님께서는 지금 당장 이 아이에게 할 수 있는 어떤 형태의 치료라도 받으라고 하셨다.

그렇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나서 집 근처에 있는 내가 아는 유명한 아동발달센터에 전화를 돌렸는데, 이렇게 어린 아가를 받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한동안 넋 놓고 있었다.

그래, 시간이 해결해줄 수도 있어. 그동안 너도 스스로 크겠지.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 빨리 개입을 해야겠구나 싶었다.

퇴근 후 아이와 지역에 공동육아나눔터에 갔다가 더 조바심이 생겼다. 또래 아이들은 이런 것도 하는구나.


첫째도 느렸던지라 정상발달이 어떤 건지 책으로만 봤다.

그래도 첫째는 지금도 이슈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운 아이로 자라났다.

그래서 둘째도, 너도 괜찮을 거야. 너의 속도로 크고 있겠지, 그렇게 막연한 긍정심으로 기다렸던 것 같다.


첫째가 또 자가격리가 되면서 22개월이 된 둘째를 하루 종일 집에서 지켜보니,

지금 빨리 움직여야겠다. 아니면 나중에 더 크게 후회할 일이 생기겠다 싶었다.


집 근처 발달센터 세 군데가 있는데 두 군데를 투어하고 나서는 진이 빠졌다.

아, 이 사람들 정말 장사치구나. 센터에는 부서진 장난감들이 넘쳐나고, 뭐든 당장 센터 스케줄에 맞게 끼워 넣어서 시작하자고 했고, 심지어 어떤 곳은 자기가 여기서 3개월 근무할 예정인데 3개월 만에 우리 아가 말이 틀 수 있게 해 주겠단다.

나머지 한 군데는 종교시설에 있는 발달센터인데, 상담직 원부 터해서 아주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다.

어린아이인데 일주일에 한 번으로 시작해보자고 하셨다. 엄마도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고 하셨다. 그래서 여기 보내야지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좀 거리가 있지만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곳에 오늘 가보았더니,

우리 아가의 상태를 아주 심각하게 보셨다. 검사결과지를 보시면서 이 아이는 상호작용에서 정말 막혔다고. 당장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그것도 인텐시브 하게.

일주일에 두 번씩 한번 올 때 언어치료와 감각통합 수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하셨다.


여전히 마스크 쓰기를 거부하고, 까치발을 들고 다니며,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둘째를 보며 눈물이 핑 돌았다.

알고는 있었지만, 또 막상 그런 말을 타인에게 들으면 하늘이 무너진다.

아이가 하나였다면 최선의 장소에 가서 최선의 노력을 했겠지만

첫째도 있고

남편은 바쁘고

나는 워킹맘이고..


또다시 휴직을 해야 하나 싶었다.

나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내 직업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구나.


그렇지만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겠지.

20대의 과업이 나의 진로를 찾고 나에 대해 몰입하는 시간이었다면

30대는 가족에게, 아이에게 몰입하는 시간이라고, 내가 일군 가족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그게 지금 가장 중요한 거라고 그렇게 나에게 외쳤다.


그리고 우리 둘째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 첫째처럼 괜찮을 거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좀 더 애정의 눈길로 그리고 긍정의 눈길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하루하루 조금씩 발전할 거다.

너도, 나도, 우리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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