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라는 선물(?!)

우리는 항상 불행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by 메이

첫째가 처음 자가격리되었을 때 우리 부부는 위기 부부였다.

주말 부부가 되면서 어린아이 둘 데리고 2년 만에 복직한 나는 모든 게 두려웠고 버거웠다.

하지만 나의 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되려 힘들어했던 남편과 나는 폭발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 와중에 갑자기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 우리는 14일 동안 자가격리라는 이름으로 가족캠프에 돌입한 것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갈등이 있었지만,

주말부부였기에 다 함께 했던 2주는, 가족이라는 의미를 살펴보는 그런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래도 서로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 자가격리 때는 우리 부부 모두 백신을 맞은 후라서 애들만 자가격리가 되었다.

남편과 나는 서로 휴가를 쪼개서 출근과 아이들 돌보기를 교대로 병행했고, 나는 그때 깨달았다.

아 나는 휴직을 못하겠다. 휴직하면 분명 우울증에 걸릴 거야.

그래서 남편이 첫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내년 3,4,5월에 휴직을 하기로 한 거다.

그렇게 내가 어떤 마음 상태인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두 번째 자가격리였다.


오늘 격리 해제가 예정되어있는 이번 세 번째 자가격리는,

첫째와 둘째가 친해지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첫째는 5살 때 동생을 간절히 원했지만, 막상 동생이 태어나고 나니 빼앗긴 것이 너무 많다고 상실감에 빠져있었다.

그렇지만 그동안 열심히 성장한 둘째는 22개월을 맞이하여 형아를 쫓아다니기도 하고, 형아에게 목마를 태워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물론 형아를 꼬집기도 하고 레고를 파괴하기도 하지만…)

형아에게 귀여운 동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첫째도 둘째를 보고 형아 미소를 지으며 너무 귀엽다는 말을 종종 했다.

어제는 첫째가 자기는 사랑을 1억% 받고 자랐지만 동생은 5천%만 받고 자랐으니 참 안됐다는 얘기를 대뜸 하기도 했다.

이렇게 1주일 동안 온전히 형제가 둘이 같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래도 좀 친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태권도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자가격리 통보 문자를 받았을 때는 이놈의 태권도!!!!!!! 라며 분노했지만,

태권도는 죄가 없었다.

태권도는 나의 든든하고 가성비 좋은 육아 메이트이고, 버리기엔 너무 큰 존재이다.

다만 앞으로 코로나가 좀 더 잠잠해질 때까지는 아이들이 너무 밀집되는 시간을 피해 태권도를 다니고,

더욱 개인 방역에 철저히 해야겠다.

그리고 자가격리가 되든 안되든 어떤 상황 속에서도 행복과 의미를 찾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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