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의 짝 치료 수업 이야기

무엇을 위해서?

by 메이


말이 느렸던 첫째는 사회성 부족 혹은 화용 기술 부족이라는 이유로 세브란스에서 4살 때부터 짝 치료를 권유받았다.

5,6세 때 지방에서 생활하느라고 적절한 치료기관을 못 찾았는데,

7세가 되어 다시 원래 살던 동네로 돌아왔고, 다행히 지금에서야 짝 치료 파트너를 만났다.

처음 수업하기로 했던 날, 첫째는 자가격리 중이어서 줌으로 만났고,

오늘 두 번째 수업에서 처음으로 대면으로 짝 치료 파트너를 만났다.


예상했던 대로 첫째는 자신의 파트너를 너무 좋아했고, 만나서 더 놀고 싶어 했고,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첫째는 친구에 대한 욕구는 높지만 사회적 기술이 부족해서, 혹은 ADHD라서 남의 말을 집중해서 오래 듣는 것을 힘들어하고 자기 말을 신나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피드백은 그 착하신 유치원 선생님께도 몇 번 간접적으로 받은 적이 있고, 집에 친구들을 초대할 때 자주 나타나는 문제이기도 했으며, 또한 첫째 스스로가 유치원 생활에서의 힘든 점을 호소하는 부분이 그거였다. 친구들이 내 말을 안 들어줘. (너도 친구 말 안 듣잖아…)


처음 현재 다니는 병원에 내원하였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일단 화용 상의 문제가 있으니 언어치료를 받아보고, 조금 진행된 후에 짝 치료로 이어가자고 하셨을 때, 그때를 생각해보면 나는 첫째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을 참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어쨌든 일대일 언어치료를 진행하면서 치료실에서의 룰 같은 것을 첫째는 어느 정도 익혔고, 짝 치료로 새롭게 만난 이 파트너에게 이런저런 룰들을 알려주는 것을 보며 언어치료사 선생님은 첫째에게도 분명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어쨌든 다행히 좋은 짝을 만난 것 같아 내심 뿌듯했고,

드디어 치료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는 이 짝 치료를 통해 기다리는 기술, 원하는 것을 잘 얻어낼 수 있는 기술 등을 잘 배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곧 입학할 초등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적응했으면 좋겠다.




처음에 아이가 눈 맞춤과 호명 반응이 약하다는 것을 인지했던 13개월 무렵, 나는 세상을 잃은 것 같았다.

아이를 예뻐해주지 못하고 항상 걱정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이가 점점 크면서 아이의 사회성 문제 등이 이슈가 되면서, “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즐겁기만 했던 내 인생이 죄책감으로 번졌다.

육아는 고통이었다.


하지만 7살이 된 지금 아이의 성장을 보면서,

그리고 또 여러 가지 책과 유튜브에 등장한 전문가들의 말을 통해

그냥 우리 아이는 그런 성향이라는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아이는 생각보다 자신의 속도로 단단하게 자라고 있고,

1+1도 몰랐던 작년 초반과 비교해서 지금은 곱하기까지 하고 있는 걸 보면

내가 재촉한다고 이루어질 것도 아니고, 외부에서 무언가를 집어넣으려고 부단히 애를 쓴다고 될 일도 아니었다.

물론 좋은 자극은 필요하고,

그렇기에 지금도 왕복 1시간이 넘는 거리의 치료실을, 어린 둘째를 돌봄 선생님께 맡기면서 까지 왔다 갔다 하고 있지만

그러한 자극은 극히 일부라는 것을 잘 안다.


우리 첫째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심성이 착한 아이이고,

나를 닮아 감성적이어서 눈물도 많고 쉽게 감동한다.

아이의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하고, 사랑을 듬뿍 주어야 마땅한 일이다.


아이가 가진 성향을 존중하되 학교라는 공간에서, 또 사회라는 세상에서 좀 더 잘 생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치료를 하는 것이다.




오늘 함께 짝 치료에 온 파트너 아이의 엄마와 잠깐 대화를 하다가,

우리는 아이에게 무엇을 바라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이가 사회성도 인지도 언어도 느리다는 그 아이의 엄마는,

아이에게 매일 원어민 영어 과외를 시킨다고 했다.

부모가 아이에게 제공하는 교육에는 부모의 타당한 논리와 이유가 있겠지.

의사가 문제없어 보인다고 했는데 굳이 adhd 약을 먹이고, 학습지를 더 집중해서 잘 풀게 되었다고 만족한다고 했다.

그것은 그 엄마 나름의 최선이었을 것이다.


부모는 항상 나름 고민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우리 첫째 역시 나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여러 걱정이 있지만, 걱정 없이 아이 키우는 집이 어디 있으랴.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속도로 성장을 할 것이고,

그 성장을 옆에서 유심히 잘 지켜본 후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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