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성은 뛰어나나, 사회성이 부족한 너
2학년 때 초품아로 이사를 하면서 아이가 친구는 잘 사귈까 싶어서 아이 하교 후에 그렇게 놀이터에 쫓아다녔더랬다. 어떻게 노는지도 관찰하고, 어떤 아이와 어울리는지도 관찰하고. 그런데 아이가 생각보다 너무나 빨리, 많은 친구들을 사귀어 냈다!
1학년 때는 내가 일을 했던지라, 방과 후엔 돌봄 교실에 있다가 태권도 갔다가 돌아오는 일정이었어서, 사실상 오후에 놀 친구가 전혀 없었는데, 2학년이 되면서 내가 휴직을 하고 아이를 지켜보니, 아이는 생각보다 친구들을 잘 사귀었다. 사실 노는 방식이 서툰 건 내 눈에 너무 잘 보였는데, 다른 아이들 엄마들은 그래도 우리 아이가 참 사교성이 좋고 괜찮은 애라고 했다.
그리고 3학년. 사교성이 좋은 것은 확실하나 사회성이 부족함이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우리 애는 adhd의 특징인 '그룹운동' 즉 축구 같은 운동을 잘 못했고, 놀이할 때도 가끔 뜬금없는 포인트에서 화를 내기도 했고, 화가 나면 갑자기 나에게 전화를 해서 상대방이 있는데서 그 아이의 험담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차차 그 많던 친구들이 우리 애만 빼고 놀려고 하는 모습이 종종 관찰되었고, 눈치가 없는 우리 첫째는 그 사실을 캐치조차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는 애들이 좀 컸다고 노골적으로 우리 애를 배제하려고 들어서 첫째도 자신이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기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데 아이들이 안 끼워줘서 속상하다는 얘기를 내게 하기도 했고, 그 모습에 나는 우리 애보다 10배는 더 속상했다. 단약 한 게 문제일까. 다시 맞는 약을 찾아야 하는 걸까.
하지만 약을 먹는 것과는 별개로 아이의 사회성 기술을 키울 필요는 있다. 어떻게 키울까.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내가 실천하고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아이에게 어떤 상황에서 속상한 일을 겪었는지 찬찬히 설명해 보라고 알려주고, 대화로 찬찬히 어떤 것이 잘못되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이렇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 정도의 말투로 조언해 준다.
2. 네가 친구들 사이에서 지금은 조금 소외되더라도, 엄마는 항상 네 편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지금의 속상함이 평생 가는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3. 잘하는 것이 생기면 친구들이 얕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공부를 엄청나게 잘하면 못 건드리는 것처럼, 특출 난 것 분야가 있으면 학년이 올라가면서 사회성을 커버하기도 한다. 특히 남자아이들은 인정을 중요시 여기므로 더더욱 그러하다. (교직 14년 차에 느낀 교훈이다.)
4. 등교할 때, 오늘 하루도 잘해보자고 파이팅! 을 외치고 꼭 안아준다. (저학년이라 가능할지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 하루도 너무나 멋졌다고 내일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따뜻하게 얘기해 준다.
나도 교사로서, 엄마로서 계속 방법을 찾고 있다. 그러면서 나도 인내심을 키우며 좀 더 단단한 엄마가 되고 있다. 네가 그렇듯, 엄마도 매일 조금씩 나아질게. 또 파이팅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