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번째 생일,

인생 그 어느때보다도 혼란스러운

by 메이

오늘은 나의 37번째 생일이다.


내일은 우리 학교 아이들의 중간고사 날.

어제 하루 자습을 주면서

졸린 눈을 비비며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맞아, 나도 학창시절 매번 그랬었지.

항상 생일 즈음 중간고사 준비로 스트레스가 폭발할 것 같았던 그 나날들.

이 지식들을 머리 속에 다 넣어야만 내가 시험을 잘 볼 수 있다고, 그래야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인생 살 수 있다고, 그렇게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새벽 2시에서나 독서실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나날들, 새벽 두시 집으로 돌아오는 가로등 아래 섰다가 눈물이 울컥 났던 고3시절까지 주마등 처럼 지나갔다. 그땐 이 시기만 버텨내면 괜찮을겠지, 즐거울거라 생각 했었는데..


그 때가 좋았다는 얘기가 아니라,

적어도 내 힘으로 내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는(밤 새서 공부해서 성적을 잘 받으면 되는) 상황과,

내가 어떻게 애를 써도 바뀌지 않는 (어른이 되고 나서 매번 직면하는) 상황 중 고르자면 전자가 조금 더 낫다는 얘기다.


나 혼자 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 혼자 였으면 얼마나 자유로웠을까.


내 주변을 둘러싼 통제불가능한 요소들이 나이가 들수록 늘어가면서

뇌가 마비된 것 같은 느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하루를 마치고 잠들 때도 오늘 하루를 반성하며 잔다기 보다는,

그냥 아이 재우다가 잠들어 버리는, 그런 하루하루.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분명 조금씩 자라고 있겠지.

그리고 분명, 나는 자랄 수 있겠지.



10대 때는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꿈을,

20대 때는 괜찮은 직장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지금, 30대 후반에 와서는 10대, 20대때의 꿈을 이루었는지, 혹은 이루려고 애쓰기라도 했는지에 대한 회의가 드는 상황이지만,

아이 키우는게 다 그렇지,

내가 의도한대로 딱딱 되면 좋겠지만,

우리 애들은 그런 애들이 아니기에

나도 그런 애들에 맞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어른이 되기를

생일을 빌어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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