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란

귀찮은 존재인가

by 메이

오늘 고3 교실에서 가정학습을 일주일 넘게 썼다가 돌아온 아이가

“우리 엄마 같은 여자는 딱 질색이야”라는 얘기를 하는 걸 듣고 깜짝 놀라서 물었다.


- 어머니가 뭘 잘못하셨길래 그러니?

- 물건을 쓰지도 않을 거면서 사고 정리도 잘 안 하고 요리도 엉망이고 최악이에요. 아빠는 결혼을 정말 잘못했어요.


그 외에도 할머니 돈으로 살고 있는 전셋집인데 감사한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는 둥 신나게 어이없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이는 내가 편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얘기들을 했겠지만

나는 속으로 눈물이 났다.


그렇게 수업시간에,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엄마의 욕을 반 아이들 다 있는 앞에서 선생님에게 한다는 게 상식적인가.

녀석은 외동아들인데, 엄마는 이렇게 크고 있는 아들에 대해 어떤 마음이실까.




퇴근 후 초등학교 1학년인 첫째가

“엄마, 우리 반 애들은 엄마들이 잔소리를 너무 해서 다 싫어해”라고 한다.

그건 내가 자기에게 하는 소리도 싫다는 얘기를 우회적으로 말한 듯하다.


-엄마들이 어떤 잔소리를 하길래?

-뭐… 공부하라고 하고 게임하지 말라고 하고 그런 거지.


그건 내가 맨날 하는 얘긴데, 역시 나에게 하는 얘기였구나.


학교에서 엄마 욕을 공개적으로 하던 그 아이의 엄마에 대해 느꼈던 연민이

사실은 나 자신을 향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현명한 엄마는,

좀 더 괜찮은 엄마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저녁에 태권도 국기원 준비반을 다니고 있는 첫째가

며칠째 1품 따는 걸 포기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래, 저녁 수업이 힘들고 피곤하고, 놀고 싶겠지. 그게 초등학생인데.

“네가 너무 힘들면 그만둬도 돼.”라고 말하는 것은 현명한 엄마일까?


“그래도 시작한 일이니 최선을 다해보는 게 어떨까”라고 설득하며

수업을 마치고 온 아이에게 정말 멋졌다고 칭찬을 하고 있지만,

운동신경이 안 그래도 좋지 않은 데다가 아무리 봐도 태권도에 소질이 없어 보이는 아이에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라고 하는 것이

과연 내 욕심인 것인지를 한번 더 살펴보게 되었다.



이렇게 고민을 하는 것도 썩 나쁘지 않은 엄마라는 뜻이겠지.

내일도 국기원 준비반 수업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다면

“엄마는 네가 끝까지 노력했으면 좋겠지만 선택은 네가 해”라고

쿨하게 얘기해줘야겠다.

너의 선택도 존중한다고,

너의 선택도 나쁘지 않다고.

내 욕심은 잠깐 내려놓고,

내 욕심은 나에 대해서만 가지기로.

더 좋은 사람이 되기, 내가 하고 있는 업무나 충실히 잘하기. 더 건강해지기 등등,

나에 대해서 더 욕심을 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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