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교육청 wee센터 상담.

차근차근,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가자

by 메이


첫째가 학교에서 연락이 온 이후로 첫째의 문제행동들이 눈에 두드러져 보인다.

동네에서 형아들이랑 놀 때도, 자기도 끼워달라고 해놓고선 술래는 절대로 안 하겠다고 한다거나, 형이 먹고 있는 간식을 달라고 지나치게 여러 번 얘기한다거나 등등.

태권도 학원에 가서도 놀 때는 신나게 놀지만 사범님이 진지하게 얘기할 때는 귀 기울여 듣지 않고 계속 몸을 비비 꼰다.

한두 번 봤던 모습은 아니지만, 담임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나서는 더더욱 크게 보인다.


우선, 가까운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혜안을 얻고자 우리 학교 상담 선생님께 현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첫째의 담임선생님께서 교육청에서 하는 상담 프로그램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고,

아이의 문제에 대해 소상히 얘기했고, 세브란스에서 종결받은 이야기, 짝 치료 종결한 이야기까지 털어놓았다.

(나는 좀처럼 학교에서 아이들 얘기를 하지 않는데, 오늘이 처음이었다.)

선생님께서는 짝 치료를 종결한 시기+ 태권도 국기원 심사 대비 수업으로 야간 수업을 시작한 시기가 2학기 시작한 시기에 대해 지적해주셨다.

짝 치료가 1주일에 한 번이라 별거 아닌 거 같지만, 그래도 아이가 학교에서 집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것들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공간이 되었었는데

그걸 그만두고 거기에다 야간 수업까지 시작했으니 아이가 많이 힘들었을 거라는 거다.

2학기 들어서 유난히 산만하고 집중을 못하고 넋이 나가 있는 아이처럼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 그 탓인 듯하다.

그리고 너무 두려워말고 교육청 wee센터 프로그램이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화는 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교육청 wee센터에 전화를 했다.

일단은 대기가 2 달이라고 한다.

그리고 아이의 주요한 문제점에 대해서 물어보시길래 “집중을 잘 못하고 친구들과 자주 다툰다”라고 했더니,

그 정도로 상담을 오진 않는다고 하신다. 그런 건 학교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 그렇다고 한다.

아… 이게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차이구나.

독일에 머무르며 석사학위를 했던 지인의 아들은 7세가 되자 교육청에서 미리 각종 심리 검사를 했고,

ADHD소견을 받고서는 교육청에서 자체적으로 세러피를 진행했고, 그 퀄리티도 상당히 좋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문제가 심각해야만, 그러니까, 교실을 뛰쳐나거나 수업 중에 소리를 지르는 정도는 되어야만 교육청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거구나.

그 정도 수준은 아니지만 잠재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지만 액션이 크지 않아서 관심에서 누락되었던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와서는 더 이상 손도 쓸 수 없게 되는 거다.


담임선생님께 다시 전화를 드렸다.

정확히 우리 아이의 핵심 문제가 무엇인 것 같냐고.

집중력인지, 교우관계인지, 그게 수업을 뒤흔들 만큼 지장을 주는 건지.

선생님께서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하셨지만,

이런 문제들이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의 일부면 좋겠지만,

혹시나 도움이 필요한 사항이라면 초반에 도움을 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그렇게 말씀하신 거라고 하셨다.


일단은

태권도 심사도 끝나서 다시 낮 수업으로 돌아왔고,

방과 후도 싫다는 과목들은 빼서 조금은 숨 돌릴 틈이 생겼으니

아이의 피로도를 좀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2달의 경과를 본 후 교육청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은,

지금은,

둘째에 대한 문제도 이루 말할 수 없이 태산이라

더 이상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바닥에 주저앉아서 엉엉 울고 싶었던 날.

하나하나 다시 주어 담아 면밀히 살펴보고 신경 써야겠지만

그냥,

다 놓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던 오늘 하루.


그 와중에도 집 정리를 하고, 아이들 가방을 챙기고,

미처 끝내지 못한 학교 업무까지 했으니

나는 아직 멘털이 영 무너지진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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