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조용했던 지난 몇 주
지난 몇 주는 두통으로 쓰러질 수도 있겠구나 했던 시간이었다.
느린 둘째를 보며,
학교에서 아이들과 관계가 좋지 않은 첫째를 보며,
그리고 내가 벌여놓은 일을 보며
나는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아이가 하나일 땐 지금이 제일 힘들 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가 둘이 되면 둘이 놀겠지라는 순진한 생각으로 둘째를 난임 병원까지 다니면서 낳았고,
둘째가 느리다는 걸 인지하고 센터를 다니기 시작하면서도
휴직하지 않고 매일 뛰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 같은 일상을 보내면서
그리고 육아시간에 학교에 온갖 민폐를 끼치면서도
그러면서도 출판 제의가 왔을 때 받아들였다.
그 와중에 초1인 첫째의 학교에 도서 어머니회까지 맡아서
잊을만하면 첫째 학교까지 왔다 갔다 하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일상이 지속되었다.
출판 제의는 처음엔 도전적인 과제라 솔깃했지만
나는 몇 달 후 이것은 내가 능력 부족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좋은 제의였겠지만,
현실은 비참했다. 나는 그 일을 전혀 잘 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내게 자괴감만 주는 일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또 커다란 프로젝트 제의가 들어왔을 때 또 오케이를 하고 말았다.
그렇게 나의 2022년 연말은
내가 벌여놓은 감당 치도 못할 업무의 구렁텅이에서 스트레스로 진하게 번지고 있었다.
올해의 가장 큰 교훈이라면
거절할 줄 알라.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
나는 몸이 하나이고,
나를 도와줄만한 사람은 적고,
내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에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휴직 희망자를 조사할 때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휴직원을 냉큼 내 버렸다.
더 이상, 이것 저것 다 하려다가 아무것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해서
자괴감을 느끼는 나를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년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을 하려고 한다.
둘째의 발달에
첫째의 사회성과 집중력에.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일을 해내려고 한다.
12월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벌써 7일이라니.
오늘도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일상이었지만
차분하게 마무리할 것.
그리고 2023년에는,
좀 더 온전한 내가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