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세돌이 되었다.

나는 3년간 얼마나...

by 메이

나는 38세 되었고,

둘째는 세돌이 되었고,

첫째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그리고, 남편은 40살이 되었다.


둘째 아이가 세돌이 될때까지

나의 괴로웠던 기억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바닥을 걸었다고 생각했던 그 지난 날들은

앞으로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아직 제대로 대학병원에 가보지도 않았고,

아직은 첫째 adhd약 받으러 갔을때 의사가 둘째를 잠깐 관찰하고 뚜렷한 자폐라는 소견을 받은 정도.

물론 성모병원에서 18개월부터 모든 치료 개입을 시작하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아직 갈길이 먼 우리 둘째,

돌무렵부터 내 무릎을 그렇게 깨물어서 다리에 피멍이 없은 적이 없었던 그 때,

나는 둘째가 하늘에서 나에게 보낸 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꼬집기 정도로 바뀌었으니 조금 나아지긴 했다.

에스컬레이터를 보면 직진하던 것은 지금도 여전하지만,

그래도 요즘은 내 주위를 맴돌며

크게 멀리 가지 않는 것을 보면

그것도 많이 나아진 것 아닐까.


의미있는 단어를 얘기하기 시작하면서

돌 무렵 아이 키우는 재미를 가끔 느끼기도 하고

문득 나와 눈이 마주치면 빙그레 웃고 뽀뽀를 해주기도 하고

형아를 안아주기도 하고

형아 위에 누워서 장난을 치기도 하는 걸 보니

그래,

3년이란 세월동안 너도 참 많이 컸다.


세돌을 맞이한 우리 둘째,

나는 오늘도 화를 내고 마음 속으로 욕을 했지만(때론 내뱉기도 하지만)

나는 매일 조금씩 더 좋아질 너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조금씩 더, 이런 형태의 우리 가족에 적응하고 살아갈 나를 기대해본다.


생일 축하해, 우리 둘째.

올 한해,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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