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나아갈 길에 대하여
13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2년간 아무 도움 없이 워킹맘을 했던 나는 올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휴직을 했다.
한 학기를 휴직할까 1년을 휴직할까 고민했지만, 1년으로 마음을 굳혔다.
아이는 한 학기로 좋아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최선을 다해보고 싶어서인 게 크다.
일단 세돌이 된 우리 둘째의 문제점은,
1.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 쓰레기통, 아니야, 아빠차 타자, 요 세 가지 말을 미친 듯이 반복한다.
쓰레기통은 우리 동네에 일반 쓰레기를 버리는 큰 통이 있는데 그게 살짝 세탁기처럼 생겨서
원래 세탁기에 꽂혔던 우리 둘째가 세탁기라고 그렇게 울부짖다가, 이거 세탁기 아니고 쓰레기통이야~ 하고 알려줬더니 그때부터 쓰레기통이라고 하루에 일억오천 번 말한다.
그것도 꼭 두 번씩. 쓰레기통쓰레기통.
아니야 아니야
2. 착석이 되지 않는다.
-엄마표 수업을 해보겠다고 앉혀놓으면 최대로 길게 앉아있었던 것이 1분이다.
오늘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하는데, 5초도 못 앉아 있었다.
기본적으로 집중력이 너무 짧고 충동성이 강하다.
3. 고집이 너무 세다.
-가고자 하는 곳이 있으면 꼭 가야 하고(엘리베이터 타기, 에스컬레이터 타기), 하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꼭 해야 한다. (물장난, 로션 마구 짜서 장난치기)
내가 아이를 번쩍 들어서 안된다고 물리적으로 제압하기 전에는 절대로 언어로 설득이 안된다.
4.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인사하라고 시키면 하기도 하지만 시켜서 하는 거지 타인에게 기본적으로 관심이 별로 없다
할머니가 지나가면 “할머니”하고 말하긴 하지만 그냥 아는 단어를 내뱉는 거지 그 사람 자체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5. 관심사가 제한되어 있다.
- 요즘 최대 관심사는 쓰레기통, 세탁기, 에어프라이어.
에어프라이어에 대한 사랑은 식을 줄을 모른다. 이제는 거의 애착 인형처럼 데리고 자는 지경.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행동을 계속한다.
6. 감각 추구가 심하다.
- 불을 껐다 켰다 하거나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행동,
세탁기가 열려 있으면 세탁기 내부 통을 계속 돌리거나, 세탁기가 돌아가고 있으면 눈을 바짝 대고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다.
현관문을 계속 열어서 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7. 배변훈련의 기미가 안 보인다.
- 요즘은 심지어 꽉 찬 기저귀를 벗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응가를 해도 설득을 한참을 해야 기저귀를 갈 수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것은
1. 말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 비록 엄마만 알아듣지만, 말을 시키면 제법 모방해서 하기도 하고, 간단한 질문에 답을 하기도 한다.
“아빠 어디 갔어? “ 하고 물으면 ”아빠회사 갔어 “, ”형아 어디 갔어? “하면 ”형아 학교 갔어 “ 이렇게 답을 하는데
억양이 특이하고 발음이 뭉개져서 나만 알아듣긴 하지만 아무튼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을 할 수 있다.
오늘 단어장으로 물어보니 단어도 꽤 많이 아는 편.
2. 칭찬해 주면 좋아한다.
-이건 aba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신 건데, 자폐아이들은 남이 칭찬해 줘도 별로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둘째는 칭찬해 주면 좋아하고 잘 웃는 편이라고 하셨다.
무언가 심부름을 해냈을 때 “최고!”라고 칭찬해 주면 웃으면서 자기 손가락을 올리며 “최고”라고 응답한다.
3.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다.
- 놀이터에서 웬만한 기구를 무서워하지 않고 다 잘 타는 편이고, 그네도 시소도 미끄럼틀도 잘 타고 킥보드도 엄청 잘 탄다.
잘 뛰고 잘 걷고 잘 넘어지지 않는다.
4. 잘 먹는다.
- 가리는 음식이 물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골고루 잘 먹는다.
5. 시키면, 때로는 시키지 않아도 인사를 한다.
- 어린이집 왔다 갔다 할 때 시키면 인사를 하고,
아빠가 출근하는 모습을 보면 안녕!! 하고 인사한다.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지는 올 한 해가 되길,
나도 노력해야지
지치지 않고.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