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을 퇴소하다.

그럴 수도 있다.

by 메이

내 성격상,

미리 알아보고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우리 둘째에 대해서는 항상 예외가 존재한다.


나름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했던 어린이집이

결국은 우리 아이에게 적절하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일주일도 안된 기간에 파악을 하고

퇴소하겠다고 전화를 드렸다.

그리고 어린이집에서도 아주 쿨하게 그러시라고 하셨다.

결국은 이해관계니까.


지금 와서 어린이집을 새롭게 알아보려고 하니

이 어린이가 넘쳐나는 신도시에는 좀처럼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어린이집은 없다.

나는

어린이집을 안 보내겠다고 결심도 해본다.


이왕 육아휴직 한 거,

그냥 진짜 찐으로 육아를 해보자.

양육수당으로

아이와 여기저기 체험 다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1년을 그렇게 성장해 보자.

그러면 되지 않을까.

어쩌면 내년에도 기대치만큼 성장하지 않아서,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또 어떤가.


서두른다고 제대로 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작년에 너무 여실히 깨달아서인지

그 어떤 것도 서두르지 않게 되었다.

그동안 잔뜩 따 두었던 자격증도

아무 쓸모가 없는 지금을 보며

내가 노후까지 생각하며 다른 자격증을 준비하는 것도 우습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어린이집을 퇴소한 우리 둘째와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게 전부다.

과거도 미래도 생각하지 말 것.

그냥 이번주 치료 센터 스케줄 정도만 확인할 것.


오픈 채팅으로 같이 느린 아이 육아 소모임을 하는 엄마가

오늘 서울대 유희정 교수님께 아이가 자폐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이미 마음고생을 할 대로 해서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는 그 엄마의 마음이 너무나 공감이 갔다.

그래서,

진단명은 진단명일 뿐

아이는 아이일 뿐이니까.


다시 어린이집 이야기로 돌아와서,

아이가 어린이집을 안 가니까 루틴이 깨진 것 같아 몹시 피곤해한다.

센터 선생님은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하지만,

네가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그런 곳을 찾지 못한다면

굳이 보내고 싶지 않다.


그래도 된다.

아이가 아이다울 수 있게.

나도 마음을 열어두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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