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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Mar 24. 2023

첫째에 관하여

나는 왜 계속 첫째에게 화가 나는가

둘째의 이슈가 너무 커서 첫째는 지금을 뒷전이 되었지만,

사실 2년 전만 해도 첫째는 세브란스 천근아 교수님께 정기 검진을 가며 짝치료를 하고 있던 녀석이다.

둘째에 비하자면 참 양호한 편이라서, 둘째를 키우면서 생각해 보면 참 많이 걱정하긴 했구나 싶지만

첫째만 두고 봤을 땐 그럴 법도 하긴 했다.

상동행동,

언어지연,

약한 눈 맞춤,

호명반응이 낮고,

사람에 관심 없고..

정도의 차이지만 지금 둘째의 마일드 버전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어찌 되었건 첫째는 작년에 천근아 교수님께서 정상아로 잘 컸으니 이제 그만 와도 된다고 하셨지만,

학교에서 자잘하게 일어나는 문제들 때문에 다시 송도에 있는 소아정신과를 찾았고

adhd검사를 다시 한 후 메디키넷을 먹고 있다.


첫째의 문제점이라면,

1.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는다.

진짜 코앞에서 얘기해도 못 들음.

2. 정리정돈이 안된다.

이사 와서 방을 만들어줬는데 항상 개판.

3. 해야할 일의 순서를 모른다.

다 알려 줘야만 한다.

4. 눈치가 없어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줄 모른다.

오늘 아침에 둘째가 아파서 토하고 난리가 났는데 낄낄 거린다. 토했다고.

놀이터에서 친구가 자기랑 안놀고 싶어하는게 뻔히 보이는데도 계속 주변을 어슬렁 거리고 다닌다.


검사 결과도 검사결과지만,

이런 첫째의 문제점에 대해 의사선생님께 얘기했을때

이건 다 adhd 증상이라며 약먹으면 괜찮을거라고 하셨다.

그렇게 약을 먹은지 3개월이 넘었고

나는 변화를 전혀 모르겠다.


어쩌면 첫째는 adhd가 아닐수도 있을 것 같아

다음달에 풀배터리 검사를 다시 예약했고, adhd가 아닐 경우 약은 당장 끊으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첫째에게 내가 화를 무지막지하게 낸다는 점이다.

지나간 상황들을 객관적으로 두고 보았을때

첫째에게 화가 날 수도 있다. 방은 엉망, 해야할 일의 순서를 일일히 알려줘야 하고.

나는 둘째 때문에 너무 힘든데.


오늘 오전에 아이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축 처진 어깨로 학교가는 뒷 모습을 보다가 강하게 현타가 왔다.

아,

이거 아니구나.


아이의 문제점만 지적 할 것이 아니라

아이의 문제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할 것이 아니라,

그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빨리 액션을 취해야겠다.


일단 나부터 집을 잘 정리하고,

해야 할일을 해놓고,

아이에게 루틴을 계속해서 알려준다.

“둘째 때문에 안그래도 힘든데 너까지!!”라는 것은 첫째에게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

아이에게 하나하나 알려주어야 한다.

아직 3월,

첫째가 adhd이든 뭐든,

나는 아이를 더 잘키워보겠다고 육아휴직을 한 엄마이고,

그러려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것 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결해나가자.

일단 내 공간 정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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