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개월 둘째의 3월.

어린이집을 좋아하다니… 생각지도 못했다.

by 메이

학생일때도, 교사로 생활 할때도, 심지어 휴직을 했어도 3월은 잔인한 달이다.

이번 3월은 특히 우리 둘째의 어린이집 문제로 고민을 많이 했다.

보통은 11월쯤 고민이 끝나야 하는데, (사실 끝났었는데) 막상 다녀보니 14명 투담임은 아닌거 같고,

그래서 옮긴 어린이집도 담임 선생님 인상이 좀 안좋아서 걱정이었는데

결론은 둘째가 어린이집을 아주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어린이집 체육복은 더 좋아해서 매일 입으려고 한다는 어이없는 사실.

여하튼 참 잘된 일이다.

싫어했다면, 나는 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4월을 맞이할지도, 첫째와 단둘이 가기로 한 일본여행을 취소해야할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뒤죽박죽 엉망진창이었던 둘째의 치료 스케쥴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완전 무발화였던 둘째는, 세돌 즈음에 말을 꽤 하게 되었는데, 아직은 자기 중심적이고 대화다운 대화는 아니다.

일단 언어치료를 현재 최대한 하고 있는데, 아주 좋은 점이라고 하면, 어린이집 가기 전에 언어치료를 하고 간다는 것이다. (휴직 만세!!)

9시 10분에 치료실에 가서 10시에 끝나고 10시 10분쯤 가면 얼추 아이들과 비슷하게, 혹은 조금 늦게 등원하는 모양새다.

물론 오후에 가는 스케쥴도 아직 몇개 있긴 하지만,

일단 언어치료를 3회나 오전에 받게 된게 스케쥴상 너무 훌륭하고 둘째의 컨디션도 오전이 최상이기에 치료효과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다음주 부터는 미술치료도 오전에 1회 추가 해두었다.

너무 치료를 다니는 것 같긴 하지만,

내년엔 정말로 복직을 할 거니까, 올해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해두자는게 내 생각…


aba때문에 수요일 하루는 어린이집을 등원하지 않고, aba 수업 다음에 바로 놀이치료를 간다.

그리고 목요일에도 감각통합 수업을 하원후에 1회 가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는 얼마나 컸는가.

그래서 비용대비 효과는 어떤가.

이런 것들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기로 했다.

왜냐하면, 치료를 10번 했다고 아이가 10만큼 성장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가지 일상생활에서의 자극과 함께 어우러져 계단식 성장을 이루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첫째 키울때 경험상, 갑자기 폭발적인 성장을 하기도 하며 (자기만의 때가 되면 한다는…)

바꾸려고 그렇게 애썼던 부분은 절대로 안바뀌기도 하니까.


그냥 나는,

아이만 바라보고 어제 보다 얼만큼 컸나를 재기 보다는,

그냥 내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올 한해 최선을 다해 해볼 생각이다.

그래도 이만큼은 해봤어.

아니면 말고.



하지만 둘째가 많이 크기는 했다.

시키는 말도 곧잘 따라하고

어린이집에서 규칙도 잘 지킨다고 하고

산책을 가면 가던 길을 가겠다고 고집을 피우다가도 내가 다른 길로 간다고 애기하면 울면서 따라온다.

형아한테 음식을 가져다 줄 줄도 알고,

심부름도 가끔은 하고,

엄마한테 부탁을 하기도 한다.


눈맞춤이나 다른사람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설사 우리 아이가 정말로 자폐라 할지언정

최근 읽고 있는 책에서 처럼 부모의 조기개입은 아이가 더 일반인들과 살아가는 일상생활에 좀 더 편안함을 갖게 해줄 수 있다는 것.


그러니 나는,

치료도 열심히 데리고 다니고

자폐 관련된 책도 많이 읽고,

아이의 성장을 기록하며

나도 같이 크는 수 밖에 없다.


어제 김형두 헌법 재판관의 청문회에서

둘째아들이 1급 자폐라는, 그리고 아내가 천직이라 여겼던 교사직을 그만두었다는 가족사를 덤덤하게 얘기하는데

내 얘기 같아서, 혹은 내 얘기가 될까봐 길에서 펑펑 울었다.

그럴지언정

아빠는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

그럴지언정

엄마는 그 훌륭한 가족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을 것이다.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내자.

하원하면 또 바로 감통수업 데리고 가고,

4시에는 첫째 담임선생님 상담도 있다.


육아휴직을 정말로 육아휴직으로 알뜰살뜰 잘 쓰며 사는 중!!

나자신을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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