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그동안 우리를 잘 보살펴 주셨잖아.

엄마는 그런 너의 마음에 감동했어.

by 메이

친정엄마가 와 계셔서 아침이 조금 여유로웠다.

7시 20분에 느지막이 일어난 첫째는 빈백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다가 할머니가 먹여주시는 밥을 먹고 느릿느릿 옷을 입었다.

엄마가 안 계셨으면 나는 분명 소리를 질렀겠지

혹은 깊은 한숨을 쉬고 아이에게 눈치를 주었겠지.


옷을 다 입은 아이가 갑자기 집구석구석을 뒤지며 뭔가를 찾는다.


“뭐 찾아?”

“정현아 선생님께 드릴 선물.”

“갑자기 선물은 왜?”

“선생님이 그동안 우리를 잘 보살펴 주셨잖아.”


간식 통에 있던 죠리퐁을 꺼낸다.

아 그건 아니야, 차라리 박스에 들어있는 빼빼로를 드려.


갑작스러운 선물이라 빼빼로이지만 아이가 갑자기 그런 마음을 가진 것에 크게 감동을 했다.

그런 표현이 잦은 아이가 아니라서,

특히 엄마 외의 사람에게 그런 적이 없어서

지금 유치원 선생님께서 얼마나 좋으신 분인지 새삼 실감했다.


사회성이 부족한 첫째는 지금도 언어치료를 받고 있지만,

좋은 사람에게 감사 표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보며,

아이가 진짜 좋은 사람에겐 표현하는구나.

나도 앞으로는 더더욱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또 마음을 다져본다.




문득 우리 학교 아이들이 떠올랐다.


코로나 시대에 고등학교를 다닌 아이들.

조별 활동도 하지 말라, 체육대회도 하지 말라, 축제도 온라인으로.

사람 간의 접촉이 적고, 감사하는 마음을 느낄 기회조차 적어진 아이들이라

불쌍한 아이들이라며 혀를 끌끌 찼었다.


그런데 어제부터 시작한 편지 쓰기 행사에 의외로 정말 많은 아이들이 참여해서(선물 받기 위함이긴 할 테지만, 그것조차 귀찮아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진짜로 감동했다.

선물을 받기 위함일지라도 괜찮다.

감사의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다면 참 잘한 일이다.

시커먼 남자 고등학교 아이들이 예쁜 엽서에 편지를 쓰겠다고 오손도손 모여있는 모습에 또 괜히 울컥했다.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36세의 엄마 선생님은 7살짜리 아이에게 배운다, 고등학생에게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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