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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Jun 17. 2023

자폐와 관련된 일련의 검사 시행

병원 기록 없이, 연구목적으로.

둘째와 같은 자폐 성향을 가진 친구들의 엄마와 함께 하는 오픈채팅 스터디 모임이 있다.

다들 열성적으로 아이를 양육하고 계시고, 때로는 심하게 현타(?) 오는 날에는 서로 진심으로 위로도 해주는,

뭐랄까, 랜선 찐이모들이다.


그 오픈채팅에서 한 엄마가 서울대 유희정 교수팀에서 자폐 선별을 위한 인공지능 개발 연구를 목적으로,

여러 발달 검사 및 ADOS검사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는 정보를 주셔서 우리 둘째는 그 연구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


사전에 엄청나게 많은 설문지에 응답을 하고,

어제는 드디어 그 연구팀의 연구실에 가서 ADOS 검사를 받았다.



우리는

첫째를 등교시킨 후,

한 시간 반 운전해서 강남에 있는 연구실에 도착했다.

1시간 넘게 둘째에게 이런저런 검사를 실시하고,

1시간 정도는 나와 상담 설문으로 검사를 마무리했다.


나는 둘째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하자마자

아,

우리 둘째가

생각보다 진짜 심각하구나.

나는 이 연구가 뭘 의도하는지 알겠는데

우리 둘째는 조금도 정반응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면서

아,

나는 조금 더 힘을 내야겠구나.

단순히 치료실 픽드롭만이 아닌,

진짜 제대로 접근을 시작해야겠구나.

어설프게 말고, 진짜 제대로.


장애등록도 하고,

특교자 신청도 하고,

그렇게 차근차근 우리 둘째에게 필요한 교육들을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준비해 나가야겠다는 확신.

애매하게 말하기 시작했고,

애매하게 단체생활에 참여하고 있고,

애매하게 협조적이지만,

확실히 우리 아가는,

도움이 필요하구나.



연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오픈채팅방의 랜선 이모들은

가족처럼 나를 위로해 주었다.

주말 동안 어디에서든지 위로받고,

다음 주부턴 다시 훌훌 털고 시작하자고.


나는 그날 저녁 340km 거리의 친정으로 떠났고,

이번 주말,

충분히 위로받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도,

우리 둘째가 잘 자랄 것 같다는 이상한 자신감이 들었다.

나도 더 노력할 거니까,

우리, 이 세상을 함께 잘 살아나갈 거야.

너도 나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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