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동화를 썼다.

그러고 나니 문득, 동화작가가 되고 싶어 졌다.

by Brightly



고등학교 시절, 내 장래희망은 두 가지였다.


한 가지는 고시를 합격해서 공무원이 되는 것.
다른 한 가지는 시인이나 소설가(작가)가 되는 것.



당시 나는 나름 문학소녀였는데, 늘 수첩을 갖고 다니면서 이런저런 글을 쓰고는 했다.(내 생애 가장 감수성이 풍부했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백일장에 자주 나가게 되었고, 시나 수필, 단편소설 부분에서 곧잘 상을 타기도 했다.(딴에는 그렇게 용돈을 벌었다.) 그러다 보니 어린 마음에 시인 또는 소설가가 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싹텄던 것 같다. 글은 내게 있어 가장 자유롭고 제약 없는 자기표현의 수단이었고, 가능하면 평생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한편, 글을 써서 생계유지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생계유지를 글쓰기에 의존한다는 것이 가끔은 매우 어렵게 느껴졌다. 나의 재능을 신랄하게 평가받는 것이 무서웠고, 돈 때문에 자유롭게 글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될까 봐 두려웠다. 또한 나보다 더 재능이 넘치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가가 된다는 것은 내 선택지에서 사라졌다. 아니, 아주 먼 훗날의 꿈으로 미루어졌다. 살다가 언젠가 내 연륜이 충분히 쌓이면, 그때 다시 글을 써보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반드시, 누군가를 감동시키는 소설을 쓰고 싶.


그 후 용기를 내서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고, 이런저런 주제의 글을 제한을 두지 않고 일단 꾸준히 써보자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따금씩 소설도 써 보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잘 써지지 않았다. 아직은 연륜이 부족한가 보다, 아직은 내 안에서 이야기가 무르익지 않았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최근 우연히 '공직문학상'(공무원문예대전) 공고 글을 보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출품 기한이 3일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문학 비문학을 아우르는 출품 가능 분야를 살펴보면서, 갑자기 동화 부문이 눈에 들어왔다. 리고, 생각했다.




혹시, 동화를 써 보면 어떨까...?




생각해보면 나는 소설이든 영화든,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갈등이 있더라도 결국에는 잘 해결되는 것을 좋아했다. 결국에는 모두가 화해하거나 주인공이 성장하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인가 언젠가 고등학교 2학년 국어 시간에 어린 남자아이가 주인공인 단편소설 뒷부분을 창작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내가 적은 결말을 보신 국어 선생님은 '아이다움이 느껴지는 결말이라서 좋다'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 기억이 떠오르고 나니, 정말로 동화를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머리에서 아이디어가 퐁퐁 샘솟았다. A4용지 여덟 장 분량이 금세 채워졌다.



그렇게 내 생애 처음으로 쓴 동화를, 오늘 출품하려고 한다. 누군가가 보기엔 유치한 내용일 수도 있고, 결과야 어떨지 모르지만 (부족하나마) 오래간만에 작품 하나를 완성했다는 것이 매우 뿌듯하다. 이번 계기에 가능하면 짧은 동화를 계속 써봐야지 하는 생각도 들고, 언젠가 내 아이가 생기면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동화로 써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기쁘다.


역시, 다시 글을 쓰기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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